기고 / 건강한 교육은 師弟父一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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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5-06 00:00
입력 2003-05-06 00:00
구성원간의 관심과 사랑은 가정에서 시작하여 학교 교육을 통해 사회교육으로 이어진다.따라서 교육은 이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원활하게 돌아갈 때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교육이 건강하다는 것은 학교가 건강하다는 것을 뜻하며,학교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정이 건강해야 하고,가정이 건강할 때 학교 또한 건강해질 수 있다.교육 관련 분야에 문제가 생길 경우 어느 한쪽에만 책임을 묻거나 특별한 역할을 요구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이것은 이들 사이의 관계를 잘못 파악한 데서 비롯된 현상이라 하겠다.
필자는 건강한 가정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교육을 지탱시켜 나가는 모체요,근본이라 생각한다.교육은 가정에서 출발한다.가정의 책임과 역할은 단순히 아이들을 양육하는 데만 있지 않다.신체적 성장 못지않게 정서적이고 인지적인 발달 부분을 성장시키는 역할이 가정에 있다.학부모가 이러한 역할을 감당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아이들을 올바로 양육할 학부모로서의 책임과 임무를 포기하는 것이 된다.
이 점에서 교육 붕괴의 일차적 책임은 부실한 가정교육에 있다고 생각한다.최근 몇년 사이에 부부 갈등으로 가정이 해체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는데,이런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가정교육을 기대하기 힘들다.안정된 가정은 안정된 교육을 정착시키고,아이들이 건강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도록 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학교는 학생들의 가족공동체를 한데 모아놓은 곳이라 할 수 있다.가령 한 학급의 학생 수가 35명이라고 한다면,이것은 이 학급에 각기 다른 서른다섯 가정이 모여 있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그런데 이 학생들은 서로 다른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당연히 개인별 학습방법이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학교에서는 다양성뿐만 아니라 통일성 또한 요구하기 때문에,이러한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교사의역할은 무척 중요하다.교사는 학생들의 개성을 존중하면서도,학생들에게 중재된 교육적 의미를 부과해 줄 수 있어야 한다.
학교 교육은 교사에 의해 향방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교사의 건전한 교육관과 다양한 가치관은 학생들의 사고의 폭을 확장시키는,또 다른 세계를 내다보는 길잡이임에 틀림없다.
우리 교육현실을 빗대어 ‘선생은 있으되 스승은 없고,학생은 있으나 제자는 없다.’는 말을 한다.교사에게 학생은 있지만 진정한 제자가 없다는 사실만큼 슬픈 일도 없을 것이다.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사고 변화는 어느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그것은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변화와 맞물려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스승 없는 제자는 없는 법이다.이것은 부모 없는 자식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부모를 멸시하면서 스승을 존경할 수 없으며,스승을 멸시하면서 부모를 존경할 수 없다.예전에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임금·스승·아버지의 은혜는 같다)라는 말이 있었다면 이제는 ‘사제부일체(師弟父一體=스승과 제자,학부모는 하나다)’를 이야기하고 싶다.제대로 된 교육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서는 스승과 제자,학부모라는 교육의 삼각관계를 제대로 구성해야 한다.
스승과 제자와 학부모가 일치될 때 우리는 무너진 가정을 일으켜 세우고,붕괴직전의 교육을 재건할 수 있을 것이다.
최 원 호
2003-05-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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