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車쇼핑몰 돈만 받고 출고 ‘차일피일’ ‘코리아카’ 피해자 속출
수정 2003-03-18 00:00
입력 2003-03-18 00:00
보름 뒤 영업직원은 “잔금을 치르면 즉시 차를 출고하겠다.”고 말을 바꿨고,송씨는 마지못해 잔금 1130만 3000원을 지불했다.하지만 지금까지 송씨는 차를 받지 못했다.
●제2의 하프플라자 사태 우려
자동차 전용 인터넷 쇼핑몰인 ‘코리아카닷컴(koreacar.co.kr)’에서 차를 구입하기로 계약을 했다가 차를 받지 못한 피해자들의 항의로 인터넷이 떠들썩하다.지난 1999년 문을 연 이 업체는 시중가보다 100만∼170만원 정도 할인된 금액으로 차량을 판매,한때 인기를 모았다.그러나 직원의 공금 횡령 등으로 자금난을 겪자 차량을 제때 인도해주지 않고 있다.
인터넷 민원 사이트인 ‘신문고’에는 최근 두달 사이 이 업체를 고발하는 글이 60여건이나 올랐다.한국소비자보호원에는 지난해 1월 이후 지난 1월까지 모두 131명이 상담했다.이 가운데 구제를 받은 사례는 43건에 불과하다.포털사이트 ‘다음’에 마련된 안티카페에는 11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특히 소보원과 일부 피해자들은 ‘반값 할인’으로 인기를 끌다 대형 사기 사건을 내고 문을 닫은 ‘하프 플라자’와 비슷한 사례가 재연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이에 따라 소보원은 지난달 20일 코리아닷컴의 피해 유형을 분석한 공식자료를 내고 소비자에게 주의를 당부한데 이어 18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인터넷쇼핑몰 거래안전 확보방안’을 주제로 공청회를 열어 제도보완책 등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피해자 호소 분분,소보원은 대책마련 나서
피해자의 의견은 ‘선(先)보상’과 ‘선(先)회사 살리기’ 등 크게 두가지로 갈리고 있다.수천만원을 떼일 처지에 놓인 피해자들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일단 업체부터 살리자는 의견도 있다.한 피해자는 안티카페에서 “‘애마’를 장만하려고 지난 7년 동안 모은 2000여만원을 날린다고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진다.”면서도 “일단 업체를 살린 뒤 원금이라도 돌려받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업체 대표 양모씨는 지난 5일 안티카페에 “한 자동차 딜러가 공금 4억 7000여만원을 ‘사고’내는 바람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현재 영업이 정상적으로 되고 있고,조만간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지연기자 anne02@
2003-03-1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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