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라자/“옥상옥 될라” 소방관 사이버戰...재난관리청 신설방침 성토
수정 2003-03-13 00:00
입력 2003-03-13 00:00
소방관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지난 4일 정부의 재난관리청 신설 방침이 알려진 이후 서울 소방방재본부(www.fire.seoul.kr)와 행정자치부(www.mogaha.go.kr),청와대(www.president.go.kr) 자유게시판에는 이를 성토하는 일선 소방관들의 글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정부는 대형 재난·재해 발생시 소방,경찰,군,자치단체 등을 총괄지휘할 상설기구로 재난관리청을 신설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소방관들은 정부의 방침이 대구지하철 참사로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졸속으로 마련된 것이며 그동안 ‘소방청 신설’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현장 소방관들의 정서를 정면으로 거스른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소방의 힘’이란 ID를 쓰는 소방관은 “우리는 현장에서 목숨을 바쳐 일하는데 공은 일반직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소방관은 “상전만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라고 푸념했다.
강남소방서에 근무한다는 한 소방관은 “기구개편은 관리·행정 기능의 강화가 아닌 현장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재난의 예방과 수습 역시 전문인력과 첨단장비를 충분히 갖추고 현장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기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소방관의 주장을 ‘밥그릇 챙기기’로 보는 의견도 만만찮다.
한 네티즌은 “소방청이든 재난관리청이든 중요한 것은 국가재난관리를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라면서 “소방청이 독립된 나라가 일본밖에 없는 상황에서 소방청 신설을 주장하는 것은 조직 이기주의는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세영기자 sylee@
2003-03-1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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