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벌 타파 범국민운동으로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3-03-12 00:00
입력 2003-03-12 00:00
대한매일이 교육인적자원부와 함께 펼치는 학벌타파 캠페인은 범국민운동으로 승화시켜야 하는 우리 시대 최대 과제의 하나다.이른바 ‘한국병’의 근원 역시 학벌주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뿌리깊다.한번 시험으로 일류대학에 들어가면 평생 출세가 보장되고,그러지 못한 경우는 평생을 이류,삼류로 살아야 하는 현대판 ‘골품제’가 바로 학벌주의다.공교육이 붕괴되고 사교육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화하는 병폐를 낳고 있다.‘SKY’로 일컬어지는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해 이 땅의 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해외 유학병도 학벌주의가 낳은 또 다른 폐단이다.특히 고교 2,3학년생이나 재수생 가운데 한해 200여명이 대학입시의 중압감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을 정도다.

대한매일은 그 폐단을 뿌리뽑기 위해 이미 지난해 초 교육인적자원부와 학벌타파 운동을 벌이기로 했으나 바로 그 학벌주의에 부딪혀 1년을 기다려 다시 시작한다.당시 한완상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입사시험 원서에 학력란을 폐지하자.”고 했다가 1주일만에 경질돼 부득이 미루지 않을 수 없었다.명문대 출신들로 가득한 국무회의의 두꺼운 벽을 뚫지 못한 것이다.

수평사회를 지향하는 시대정신은 더 이상 학벌주의를 허용하지 않을 만큼 성숙했다.그러나 이번 학벌타파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듯이 학벌타파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정작 동참하기를 꺼리는 우리 국민들의 이중성도 문제다.우리의 의식구조를 바꾸고 학벌이 지배하는 풍토를 추방하기 위해서는 범국민운동으로 승화시켜야 마땅하다.
2003-03-12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