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저녁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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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3-11 00:00
입력 2003-03-11 00:00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경기 구리시 교문사거리로 이어지는 그곳은 전형적인 병목구간이다.포천·가평·홍천 등 경기·강원 동북부지역으로 드나드는 그곳은 평일 5분여면 지나칠 수 있지만 주말엔 1시간 이상 걸리는 끔찍한 길이다.하지만 세상만사에 음과 양이 있음을 가르치기 위함인가.좁은 차 안에서 조바심하는 그 길 한편에 환상의 산책로가 있다고 한다.

“아치울마을 동구밖은 43번 국도이고 국도를 건너면 한강둔치로 내려가게 되어 있다.(중략)나는 해 저물녘의 그곳이 제일 좋다.그곳에서 하염없이 아차산으로 해가 지는 걸 바라보는 게,실은 그곳 산책의 하이라이트였다.” 원로작가 박완서는 산문집 ‘두부’에서 이렇듯 최상의 찬사를 보냈다.



언젠가 다시 그곳에 가면 주차장으로 변한 길에서 귀경을 재촉하기보다 아차산 자락에 차를 세우고 한강둔치로 내려 가야겠다.가서 ‘인간사의 덧없음과,사람이 죽을 때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한다는 저녁 노을의 그 심오한 깊이를 느껴보고 싶다.

김인철 논설위원
2003-03-1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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