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아동도서/여우가 오리를 낳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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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1-24 00:00
입력 2003-01-24 00:00
쑨칭펑 글/팡야원 그림 박지민 옮김/예림당 펴냄

늑대의 품에서 자라난 인간은 ‘늑대소년’.그렇다면 여우의 품에서 자라는 오리는 ‘여우 오리’?

타이완 출신 작가가 쓴 그림동화 ‘여우가 오리를 낳았어요’(쑨칭펑 글,팡야원 그림,박지민 옮김)는 엉뚱한 제목만큼이나 재밌는 발상의 우화다.

이야기를 엮는 주인공은 달랑 둘.배고픈 여우와 오리알 하나.먹이를 찾아 강가의 수풀을 어슬렁거리던 여우가 커다란 오리알 하나를 발견한다.‘이걸 그냥 깨먹어? 말아?’ 잠시 망설이던 여우,알을 부화시켜 통통하게 살찐 오리를 잡아먹기로 잔꾀를 부린다.

무엇보다,이솝우화 등에서 익히 봐온 듯한 여우 캐릭터가 정겹고도 친숙한 느낌을 준다.동글동글 곡선으로 마무리된 천연색 파스텔 그림에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의 눈망울이 잠시도 가만있지 않을 듯싶다.



과연 여우가 오리알을 어떻게 부화시킬까.구덩이를 판 뒤 마른풀을 채워놓고 그 위에 알을 놨다가,나무껍질로 배에다 알을 칭칭 동여맸다가 하는 여우의 모습이 깜찍하고 귀엽다.알에서 깨어나 천진한얼굴로 “아빠,아빠” 하며 따르는 새끼오리를 여우는 도저히 잡아먹을 수가 없다.욕심쟁이 여우가 거짓말처럼 ‘함께 사는 기쁨’을 깨달아가는 과정에 묵직한 교훈이 실렸다.지은이는 2001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의 ‘좋은 그림책’ 수상작가.4∼7세.8000원.

황수정기자
2003-01-2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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