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복지 시책 우선순위가 문제다
수정 2003-01-24 00:00
입력 2003-01-24 00:00
이 시책들은 모두 경제적·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으로 ‘성장과 분배의 동시 추진’이라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철학을 담고 있다.빈부격차가 커지면 성장이 불가능해 진다는 점에서 우리는 새 정부의 이같은 정책방향에 공감한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그 모든 복지시책들을 한꺼번에 감당할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보건복지부 1개 부처가 제안한 사업들만 합쳐도 최소한 20조원의 돈이 들어간다고 한다.분배 개선이 시급한 과제이긴 해도 모든 재원을 거기에만 투입할 수는 없는 일이다.연간 7%의 성장을 하자면 경제의 확대재생산에 보다 많은 재원을 배분해야 한다.게다가 국가재정 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하더라도 재원이 따라주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자원의 낭비와 혼란만 초래할 뿐이다.그런 관점에서 인수위는 새 정부 5년간의 재정계획부터 세울 것을 제안한다.새 정부가 집권하는 동안 쓸 수 있는 총재원과,이 가운데 복지정책에 투입할 수 있는 적정비율과 규모를 먼저 따져 보는 것이 필요하다.그런 연후에 복지 증진을 위한 다양한 시책들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야 하지 않겠는가.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거나 기존 정책을 바꿀 때는 많은 사회적 갈등과 이해의 충돌이 따르기 마련이다.의약분업과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너무 의욕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 여건도 돌아봐야 할 것이다.
2003-01-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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