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은 지금]실업대비 자격증 취득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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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1-04 00:00
입력 2003-01-04 00:00
연초부터 중국에는 ‘자격증 취득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고학력 실업난이 갈수록 늘어나는 데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국영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는 것이 주요 배경이다.이 때문에 대학생들이나 직장인들 사이에서 자격증 취득을 일종의 ‘구명대’로 여기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도 지난해보다 30%나 늘어난 대졸자들이 올 7월부터 쏟아져 나옴에 따라 자격증 소지자에 대한 취업을 우대하는 취업준입(就業准入) 제도를 신설,자격증 붐에 일조했다.

더욱이 올 상반기부터 전자상거래 관리사나 기업정보관리사,기업행정관리사 등 IT 산업과 관련한 유망 자격증들이 속속 신설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을 상대로 자격증 취득을 돕는 학원이나 컨설턴트 회사들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베이징 하이뎬취(海淀區)에 있는 중관춘(中關村) 부근의 각종 자격증 학원들은 때아닌 특수로 비명을 지르는 상황이다.

이곳에서 만난 천강(陳剛·26)은 “비전이 있는 기업에 취직하기 위해선 남들보다 ‘비교우위’에 있어야 한다.”며 “지금은 월급이 적은 중국인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자격증을 따서 외국인 회사에 원서를 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 들어 고학력자들이 선망하는 외국인 회사에서도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하는 분위기라 베이징(北京))대학,칭화(淸華)대학 등 명문 대학생들도 자격증 열풍에 합류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전언이다.



하지만 자격증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악용한 일부 학원들이 폭리를 취하거나 부실 교재를 팔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많다.중국 정무원 산하 노동·사회보장부는 “자격증에 대한 사회적 수용이 선진 수준에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법령이 다소 낙후됐다.”고 인정,개정 의사를 피력했다.중국은 지난 94년부터 ‘작업자격증 증서제도’를 도입,현재 약 100여개의 자격증이 생겨났으며 초급,중급,고급,기능사,고급 기능사 등 5개 등급으로 나뉘어 있다.

oilman@
2003-01-0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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