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공개매각/현대 투신.투신운용과 분리처리 방침
수정 2003-01-03 00:00
입력 2003-01-03 00:00
현대투자신탁증권과 현대투자신탁운용은 이르면 다음달 미국 푸르덴셜그룹과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2일 ‘현대 금융3사’ 처리와 관련해 “푸르덴셜측이 현투증권과 현투운용만 인수하기를 희망해 현대증권을 분리 매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면서 “푸르덴셜과의 MOU 체결 시점에 맞춰 현대증권에 대한 국제 공개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분리매각이든,패키지 매각이든,현대 금융3사를 연계시켜 처리함으로써 공적자금 투입금액을 최소화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현대증권을 공개매각하되,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수의계약으로 처리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증권의 매각과 관련해 이 회사에 대한 회계법인(안진)의 기초실사는 이미 끝났으며,SK 등 인수 후보들의 이름이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정부는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현대증권 매각을 공적자금관리위원회나 예금보험공사에 넘겨 매각소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우량’ 현대증권을 팔아 ‘부실’ 현투증권과 현투운용에 투입될 공적자금을 메울 방침이다.따라서 현대증권의 매각지분 규모는 현투증권 및 현투운용에 대한 푸르덴셜측의 출자금액 및 정부측의 공적자금 투입 규모가 먼저 확정돼야 결정된다.
푸르덴셜과의 MOU체결 시점과 현대증권 공개입찰 시점을 맞추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당초 지난 연말에 푸르덴셜측과 현투증권 및 현투운용 매각에 대한 MOU를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자산·부채 양도를 둘러싼 비율산정 및 투입금액 등에 다소 이견이 생겨 협상이 지연됐다.”면서 “푸르덴셜측의 신년 휴가가 끝나는 오는 10일 이후 곧바로 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관계자는 “늦어도 1·4분기 안에는 MOU 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대증권측은 부실 금융기관도 아닌 사(私)기업의 대주주 지분을 정부가 나서서 매각하는 것은 사적 재산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증권의 주가가 5000원대로액면가 수준에 불과해 자칫 헐값 매각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도 제기했다.현대증권의 최대주주는 지분 16.63%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이다.
이에 대해 정부측은 “현대투신 부실에 대해 이미 현대 금융 계열사들이 책임을 지기로 약속한 만큼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또 “현대증권은 인적 자원이나 영업실적 등이 매우 우수해 원매자가 많을 것”이라면서 “매각가격을 최대한 올려받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푸르덴셜그룹은 현투증권과 현투운용을 인수한 뒤 제일투자증권과 합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 구조조정도 가속화될 전망이다.푸르덴셜은 지난해 9월말 현재 제일투자증권의 지분 8.46%를 보유,CJ(제일제당)·우리사주조합에 이어 3대주주다.
정부는 과거 미국 AIG와 현대 금융3사를 패키지로 넘기기로 하고 AIG측이 1조 1000억원,정부가 9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합의했으나 막판에 틀어졌었다.
안미현기자 hyun@
2003-01-0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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