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무원 노조’ 파업 안된다
수정 2002-11-01 00:00
입력 2002-11-01 00:00
그렇다고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복리·후생 등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의사를 결집하고 정부와 공식적인 대화 채널을 갖겠다는 기본적인 권리까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공무원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보장은 국제노동기구(ILO)도 권장한 국제적인 추세이며,지난 1998년 노사정위원회의 ‘사회협약’을 통해 약속했던 사항이기도 하다.지난 7월 노사정위가 그동안의 논의 내용을 정부로 이송하기에 앞서 노사정 대표가 조직대상·조직형태·교섭대상 등 7개항에 합의하게 된 것도 공무원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부여에 인식을 같이했기 때문이다.
당시 노사정위 최종 절충에서 조직 명칭 등 5개항에 합의하지 못했지만 ‘노조’ 명칭을 사용하느냐 여부가 최대 쟁점이었다.노동계는 ‘노조’ 명칭만 사용할 수 있다면 나머지 미합의 쟁점에 대해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고,정부는 ‘공무원 단체’ 또는 ‘공무원 조합’ 명칭을 고집했던 것이다.‘노조’ 명칭이 갖는 상징성과 훗날 협약체결권,단체행동권까지 내놓으라고 할지 모른다는 불신에서 비롯된 것 같다.
하지만 ‘노조’ 명칭 고수와 불가에 따른 이해득실이 어떠하든 이를 빌미로 총파업에 들어간다면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는가.정부도 정부안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정부는 이번 기회에 노사분규 때마다 강조해온 ‘타협과 양보’의 모범답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2002-11-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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