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문투성이 개구리 소년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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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9-28 00:00
입력 2002-09-28 00:00
개구리를 잡으러 간다며 집을 나섰던 한 동네 5명의 어린이들이 11년 반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경찰은 1991년 3월26일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탈진한 어린이들이 밤기온이 떨어지며 저체온현상으로 숨졌다고 보고 있다.그러나 의문이 꼬리를 문다.도토리 줍던 50대는 그것도 유골을 곧바로 알아 보았다는데 수색에선 5명의 어린이가 얼싸안고 숨져 있었는데도 현장을 지나쳤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문제의 와룡산은 해발 299.6m로 서울의남산과 비슷하다.숲도 무성하지 않던 시기였다.7만명의 경찰을 비롯해 30만여명이 나서 525차례나 수색을 하면서도 못 찾았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들의 죽음에 대한 설명도 미흡하다.초등학교 6년생이 포함된 5명의 어린이가 자주 놀러 다니던 산에서 길을 잃었다는 게 얼른 납득되지 않는다.평소 놀이터로 삼아온 불미골에서 4㎞가량 떨어진 사고 현장까지 갈 이유도 없질 않은가.사고 당일 오후 6시20분부터 자정까지 비가 조금 내리고 바람이 불었다고 하나 최저 기온은 영상 3.3도였다.제3의 장소에서살해됐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현장 부근에선 실탄과 탄두,탄피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다고 한다.또 유골이 발견되기 하루 전에 40대로 보이는 남자가 모 언론사에 와룡산에 개구리 소년들의 유골이 있다고 전화를 걸어와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경찰은 개구리 소년 사건을 원점에서 다시 수사해야 한다.갖가지 의문들이 낱낱이 해명되어야 한다.어린이들이 개구리 잡기조차 마음놓고 못하는 세상이 되어선 안 되는 까닭이다.어린 아이들의 주검을 11년 반 동안이나 코앞에 방치해야 했던 부끄러움을 조금이나마 씻는 길일 것이다.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를 다 함께 성찰하고 가려진 병리를 치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수사 당국의 분발을 촉구한다.
2002-09-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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