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문화연구원 도성달교수 주장/“정치·권력·돈에 매수 과학기술이 인간 노예화”
수정 2002-09-16 00:00
입력 2002-09-16 00:00
이런 문제에 대해 한국 정신문화연구원 도성달 교수는 최근 발간된 ‘과학기술 시대의 삶의 양식과 윤리’(도서출판 울력)에 게재한 ‘과학기술 문화에 대한 윤리적 성찰’이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통해 “과학이 정치와 권력과 돈의 매수에 감염되지 않을 때 진리 탐구라는 본래의 목적을 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역설적으로 지금의 과학기술이 인간을 다양한 방식으로 위협하는 현실은 적어도 과학기술이 정치 혹은 권력이나 돈과 유착됐거나 종속됐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도 교수는 “문화 속에 통합되기보다 오히려 문화를 공격해 들어가는 도구사용의 문화가 기술주의 문화의 시대에도 여전히 존속하는 것은 과학과 기술이 삶의 기준이 될 만한 철학을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 시대의 기술은 인간을 노예로 전락시키고 말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과학기술 문화에 함몰된 사람들이 섬기는 가치는 정의·선·자비·은총이 아니라 효율·생산·정확성이라며,이른바 ‘테크노폴리’로 불리는 맹신적 과학기술주의 속에서 문화적 상징과 전통·종교·민족적 상징들이 영리를 위해 속물화되거나 무력화됐다고 지적했다.
21세기에는 과학적으로 계획된 사회가 불가피하게 도래하게 될 것이라는 그는 “그렇게 조종된 사회는 자연 선택의 역할을 찬탈함으로써 인간에게서 인간성을 빼앗아 갈 것”이라며 “‘인간은 어떤 면에서 기계를 닮았다.’는 과학적 명제가 종국에는 인간의 지능을 가진 기계를 만들거나 인간을 복제할 수도 있다는 위험한 환원주의를 낳게 된다.”고 경고했다.
도 교수는 “우리는 지금 인간 게놈계획에서 얻은 순수한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중대한 문제에 직면해 있으나,과학자들 스스로 유전학적 지식시장을 이용하는 상업적 기업에 깊이 관여함으로써 순수 과학과 기술공학의 경계를 허물고 말았다.”고 비판하고 “과학기술의 오·남용뿐 아니라 과학기술이 지향하는 목적 자체가 문제가 되고,그래서 과학기술과 윤리가 서로 맞물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인간을 포함한 사회의 모든 책임적 존재가 윤리의 대상인 만큼 (이제는)과학의 인간화 문제를 윤리적으로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2002-09-1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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