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40~80/ ‘의료쇼핑’환자 年 670만명
수정 2002-09-10 00:00
입력 2002-09-10 00:00
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질병으로 하루 2곳 이상의 병원을 찾은 환자가 약 670만명(연인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건강보험공단 김기영 차장은 “지난해 한해 동안의 진료자료를 바탕으로 의료쇼핑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3곳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사람도 9만 5000명에 달했다.”고 말했다.
중복 진료가 가장 많은 질병은 감기로,지난해 하루 2곳 이상 병원을 찾은 감기환자가 무려 128만명에 달했다.감기 다음으로는 ▲치과질환 ▲고혈압 등의 순이었다.
경남 함양에 사는 정모(30·여)씨는 지난해 3월2일 하루 동안 감기 진료를 위해 무려 7곳의 의원을 돌아다녔으며 이로 인해 보험급여비 7만 6130원이 지출됐다.“감기가 잘 낫지 않아 여러 의원을 이용하게 됐다.”는 것이 정씨의 설명이다.
입원진료의 경우도 같은 의료기관에서 1년에 2회 이상 수술한 환자수가 99년 1만 2000명에서 지난해는 2.6배인 3만 2000명으로 증가하는 등 중복 진료가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질 ▲백내장 ▲맹장 ▲편도선 ▲탈장 ▲디스크 ▲담석증 등 7개주요 다빈도 수술로 인한 보험재정 지출액이 지난해 3943억원으로 전체 급여비의 11.1%를 차지했다.
질병별로는 치질수술 횟수가 99년 6만회에서 지난해 18만 4000회로 가장 많이 늘었고,백내장 수술이 99년 6만 2000회에서 지난해 14만회로 뒤를 이었다.
전북 전주시에 사는 설모(56)씨의 경우 99년 6월부터 2년6개월간 H외과의원에서 8차례 치질수술을 받았고 이로 인해 378만원의 보험급여비가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공단 관계자는 “외래환자의 중복 진료는 환자 스스로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며 좋은 처방을 받겠다는 경우로 볼 수 있지만 중복 수술은 환자보다는 의료기관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건강보험 재정 악화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 중복 진료 및 중복 수술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심사평가 및 실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주석기자
2002-09-1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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