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금도둑’들의 투기 행각
수정 2002-08-24 00:00
입력 2002-08-24 00:00
강남에 사는 50대 부인은 아파트 9채를 보유한 것도 모자라 2000년 이후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만 17채를 사들였다.그럼에도 당사자나 남편이 그동안 소득이 전혀 없는 것으로 돼 있었다니 해괴하다.변호사 남편과 의사 아내도 재건축 아파트만 10채를 구입했는데 이들 부부의 4년간 신고소득이 3300만원에 그쳤다고 한다.아파트 분양권만 12채를 구입한 사람도,부인과 미성년자인 자녀명의로만 아파트 7채를 구입한 자영업자도 있다.이들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 조사에서만 3채 이상이 61명,4채 이상이 34명,5채 이상이 48명이나 된다니 가진 사람들의 시민의식이 놀랍다.
제대로 세금을 내고 부동산에 투자했다면 반사회적이지만 ‘투자’로 이해하고 싶다.그러나 이들이 탈세한 돈으로 공동체를 파괴할 정도의 투기행각을 벌인 것은 법정신으로나,시민정신으로 용서할 수 없는 흉악한 범죄행위다.탈세로,투기로 서민들을 영원히 무주택의 빈곤층으로 만들고,빈부격차로 계층간 골을 깊게 한 죄에 대해서는 충분히 응징해야 한다.
투기대책에 국가의 징세권이 동원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면이 있다.그러나 이미 국민 모두의 세금 관련 정보를 종합한 전산시스템을 보유한 국세청이 이러한 파렴치한들을 놔두고 도대체 지금까지 뭘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평소 하명(下命) 사안에 대해서는 비호처럼 달려드는 국세청이 아니던가.하물며 강남지역은 수십년간 투기의 진앙지였다.적어도 몇 사람의 이익을 위해 공동체가 파괴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2002-08-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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