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소나기
기자
수정 2002-07-10 00:00
입력 2002-07-10 00:00
태풍 라마순의 뒤끝이어서 그런지,계곡에는 물이 넘쳤다.하산길의 몇몇 등산객은 계곡물에 발을 담근 채 자연으로 돌아가 있었다.그도 잠시,갑자기 맑은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비를 뿌렸다.피할 새도 없이 언제 그랬느냐 싶게 뚝 그쳤다.불안정한 대기가 ‘지나가는 비’를 만든 모양이다.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로 어린 시절 가슴이 설렌 적이 있다.철이 들면서는 김남조의 시 ‘빗물 같은 정을 주리라’가 더 가슴 깊이 와 닿았었다.
“…/비는 뿌린 후에도 거두지 않음이니/나도 스스러운 사랑을 주고 달라진 않으리라/아무 것도…/산은 참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나는 배운다.”
양승현 논설위원
2002-07-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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