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원칙한 개발 내고장 파괴 안된다”” ‘환경 지킴이’ 운동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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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7-09 00:00
입력 2002-07-09 00:00
‘우리 동네는 내가 지킨다.’내고장의 환경 훼손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발벗고 나섰다.주민들은 개발논리에 밀려 삶의 터전을 빼앗길 수 없다며 ‘환경지킴이’로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혐오시설 설치를 반대하는 지역 이기주의와는 다른 차원의 시민운동이다.

서울 마포구의 생활협동조합 등 10여개 주민단체로 구성된 ‘성미산을 지키는 주민연대’는 성미산 일대에 배수지를 건립하려는 서울시의 계획을 백지화하자는 운동을 펴고 있다.

93년부터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시내 29곳에 배수지를 설치하는 작업을 추진해온 서울시는 성미산 배수지의 경우 주민 반대에 부딪혀 난항을 겪어오다 다음 달 공사를 강행할 계획이다.주민들은 “배수지 위에 나무를 심기 때문에 환경친화적이라고 하지만 같은 방법으로 지은 남산 배수지 근처에서는 나무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며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공사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김종호(36) 공동대표는 “한 해 2시간에 불과한 단수를 막는다는 이유로 계획을 강행하려는 것은 실효성 없는 행정 편의주의”라고 지적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건강한 도림천을 살리는 주민모임’회원 150여명은서울시가 강남외곽순환도로를 건설하면서 관악산을 관통하는 4.53㎞ 길이의 터널을 뚫고 서울대 정문 앞에 6차로의 인터체인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항의집회와 서명작업을 벌이고 있다.“교통난을 해소한다는 논리로 시민의 휴식처인 관악산을 해쳐서는 안된다.”고 주민들은 주장한다.

지난 96년 신림동 일대 도로 확대와 도림천 복개에 반대하는 소모임에서 출발한 주민들은 지역 전체의 환경 문제로 관심권을 넓히고 있다.유정희(40·관악구의원)씨는 “도로가 개통되면 남부순환로까지 교통체증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면서 “교통량을 억제하고 대중교통 수단을 확대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서울 노원·도봉구 일대 12개 주민단체들은 국립공원인 북한산에 서울외곽순환도로의 일부를 짓겠다는 서울시의 교통대책 계획에 맞서 ‘북한산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을 결성했다.서울 동북여성민우회 김인숙(43)부회장은 “외곽순환도로가 생기면 하루 14만여대의 차량이 몰려 대기오염과 교통문제가 심각해진다.”면서 “교통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회노선을 만드는 등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덕수궁 주변 등 정동 일대 문화유산을 지키는데 앞장서 ‘정동 지킴이’로 알려진 김정동(54·목원대 건축학과) 교수는 “원칙없는 개발 논리를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민간 주도의 ‘지킴이 운동’에 귀를 기울이고 법과 제도로 지원하는 것이 상생(相生)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구혜영 박지연기자 koohy@
2002-07-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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