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명분·실리’ 봉합, 임금협상안 합의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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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6-19 00:00
입력 2002-06-19 00:00
현대자동차 노사가 파업 직전에 올해 임금협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노사는 지난 17일 오후부터 18일 오전까지 밤샘 협상을 벌인 끝에 서로의 절충수준에서 협상을 마무리졌다.이에 따라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들어가려던 전면파업을 유보하고 조업을 재개했다.

-노사합의 배경과 전망= 현대차의 올해 임금협상은 예년에 비해 빨리 합의됐다.월드컵 기간중 파업사태가 불러올 파장에 대해 노사 모두 적잖은 부담을 가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대차는 이번 월드컵의 공식 후원사다.사측으로서는 파업으로 인한 손실을 감수하는 것보다 노조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합의안은 오는 20∼21일 실시될 노조 전체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예년의 경우를 보면 이번 합의안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한두차례 부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재계 반발 예고= 노사가 합의한 임금협상안은 협력업체나 다른 기업 근로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줄 우려가 있다.

성과급 200%에다 격려금 150만원이 얹어졌다.게다가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매출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지급되지 않은 성과급 150%까지 소급해 주기로 했다.사실상 기본급의 450% 이상을 성과급으로 지급키로 한 셈이다. 이 때문에 임금협상을 진행중이거나 앞둔 기업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노조의 성과급 배분요구를 거부할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현대는 지난해에도 성과급 배분율을 당기순이익의 25%이상 책정,재계와 주주들로부터 불만을 샀었다.

재계 관계자는 “돈 많이 벌 때 (직원들에게)많이 나눠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현대차와 같은 대표기업이라면 경제상황과 다른 기업의 사정을 한번쯤 감안했어야 했다.”고 말한다.

-하반기 악재 만만찮을듯= 현대차는 그동안 ‘상반기 사상최대 이익을 실현한 만큼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무리한 요구라며 일축해 왔다.

합의안대로 지급할 경우 현대차는 4000억원을 더 지출해야 한다.올해 1조 3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해야만 순이익 배분율이 30%이 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9월부터 자동차에 대한특별소비세 감면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데다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GM-대우차가 설립돼 판매여건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게다가 미국 경기회복세가 다시 주춤해진 상태여서 하반기부터는 수출증가세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현대차가 노조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고도 이같은 ‘악재’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광삼기자 hisam@
2002-06-1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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