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마찰’ 전문가 진단/ “”탈북자협상 새틀 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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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6-18 00:00
입력 2002-06-18 00:00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 영사부에서 발생한 중국 공안의 탈북자강제연행 및 외교관 폭행사건을 둘러싼 한·중 외교마찰이 심상치 않다.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부딪치는 상황에서 해법도 잘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한·중 외교 마찰을 계기로 탈북자 문제가 분명하게 국제공론화된 만큼 중국측과의 외교협상을 통해 탈북자 협상의 새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중국측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 ‘탈북자 문제’해결을 위해 대중 압박에 신중하라는 의견과 함께,외교 기본권을 침해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강경론도 만만치 않다.

-서진영(徐鎭英)고려대 교수= 단시간내 해결에 집착하지 말고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최근 탈북자들의 잇단 외국공관 진입으로 곤혹스러워진 중국은 제3국을 통해 한국행을 용인하는 땜질식 처방으로는 해결점이 없다고 판단,외교 차원에서 최대한 억제하려고 한다.지난달 8일 일본 선양(瀋陽)총영사관 사건의 처리과정에서도 이는 드러났다.

우리 정부로서도 탈북자 문제에 관한한 타협의 여지가 없다.공관에 있는 20명의 탈북자를 한국에 데리고 와야하고 이후 일어날 탈북행렬에서도 원칙은 마찬가지다.

중국 반체제 인사 팡리즈(方勵之)의 경우처럼 1년 이상 장기화될 각오까지 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우리가 국제여론의 우위에 있다고 해서 중국측을 코너에 모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과 같은 국제기구 테두리 안에서 해결하는,즉 당사국들이 서로 체면을 손상하지 않고 실리를 차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외국공관 침입이나 외교관 폭행건은 중요한 문제이지만,외교사에서 분명한 사과등은 없는 경우가 많았다.과거 미·중 사이에도 더욱 심각한 사건이 있었다.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 오폭 사건이나 정찰기 사건 등에서 양국은 ‘유감’선에서 끝냈다.실리를 더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백진현(白珍鉉) 서울대 교수= 이 문제는 외교기본권을 침해한 매우 엄중한 사안으로 우리 정부는 끝까지 원칙을 지켜내야 한다.중국은 자신들의 잘못이 아님을 계속 주장할 것이다.이 문제에 대한 중국측의 사과가 이뤄져야 하고 중국 공안이 강제연행한 탈북자 원모(56)씨 및 현재 대사관 영사부에 있는 20명의 탈북자들을 한국에 데려와야 하는 과제가 우리 정부에 있다.

외교협상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강력하게 할 필요는 없겠지만 강대국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약한 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없다.사건 초기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고려해야 할 방법이다.분명히 중국쪽에서 외교공관에 대한 불가침권을 침해했다.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한국으로 보내는 것이 중국측의 이익에도 부합된다는 점을 설득해가야 한다.

북·중 관계 운운하지만 인권문제가 핵심이다.외교사안으로 볼 일이 아니다.인권은 보편적인 문제로,세계는 점점 더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

-고유환(高有煥) 동국대 교수= 중국측은 한국 비정부기구(NGO)에 의한 베이징 주재 외국공관 기획망명시도에 대해 주권침해로 인식하고 있다.한국대사관을 통한 탈북 루트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점은 분명하다.우리 공관 침입도 그 차원에서 비롯된 것이다.

탈북자 문제는 원하든 원치 않든 국제공론화가 됐다.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려 있는 만큼 우리 정부가 외교적으로 중국에 대해 강한 요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내의 탈북자수용 문제 등 정부 차원에서의 종합적 탈북자정책도 재점검이 이뤄져야 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
2002-06-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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