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치고 빠지기식 日핵무장 기도
수정 2002-06-03 00:00
입력 2002-06-03 00:00
우리는 후쿠다 발언과 고이즈미 총리의 언급을 접하면서 이것이 일본의 전형적인‘치고 빠지기 식’ 핵무장 기도의 단면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지난 1999년 오부치 게이조 당시 총리는 핵무장 발언을 한 니시무라 신고 방위청 정무차관을 즉각 경질했지만,지금 고이즈미 총리의 태도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관방차관,장관의 발언은 고이즈미 정권 출범이래 자위대의 해외파병 범위를 무제한으로 확대한 데 이어 현재 전시에 대비해 국내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하기 위한 입법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뿐만 아니라 최근 일본 사회의 우경화 흐름과도 맞물려 있고,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기습 참배한 것과도 맥락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는 판단한다.
일본은 정녕 핵무기를 보유하지도,만들지도,반입하지도 않겠다는 ‘비핵3원칙’을 고수할 것인가.세계 유일의 피폭국인 일본은 국제사회에 정직하게 답해야 한다.일본의 핵무장 기도는 동북아의 군비경쟁을 불러오는 것은 물론,북한의 핵개발을 차단하려는 한·미·일 협력체제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것이다.일본 정부는 분명한 핵 정책의지를 밝히고 이에 부합하는 조치를 즉각 취하기 바란다.
2002-06-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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