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주기자의 교육일기] 5년차 엄마 꾸짖던 소중했던 7개월…
기자
수정 2002-05-27 00:00
입력 2002-05-27 00:00
교육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기사 발굴을 기치로 교육소팀이 꾸려진 건 지난해 10월.‘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듯이,병아리 같은 유치원생 둘을 키우는 초보엄마가입시교육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있는 우리 학부모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엔 솜씨가 여러모로 신통치 않았으리라.
하지만 내게는 배울 점이 많았고 자극도 컸던 시간들이었다.가장 먼저 기억나는 건 역시 취재에 애를 먹었던 ‘주한 외국대사들에게 듣는 세계의 자녀교육’시리즈.섭외부터 쉽지 않았다.인터뷰 약속을 잡는데 빠르면 보름,보통 1∼2개월이었다.사적인 질문을 하지말라며 대사부부의 결혼연도,아이들의 나이와 이름조차 묻지 말라는 ‘황당한’단서를 다는 대사관도 있었다.
그런데 일단 만나면 달라졌다.아이자랑에 신이 나 약속된2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했고,기자에게 아이는 누가 키우는지, 퇴근은 몇시에 하는지 되물으며 걱정을 해주기도 했다.
이들의 자녀교육법은 사실 별게 없었다.“무조건 사랑하라.아이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아낌없이 보여줘라.”진리는 늘 간단명료한 법이니까.
지난 겨울방학중 찾은 이천의 도립서당도 인상적이었다.구시대의 유물쯤으로 밀려났지만 그곳에서 기자는 현대식학교교육이 놓치고 있는,무시할 수 없는 무엇을 분명 보았다.또 정규 초등학교를 거부하며 대안학교인 ‘발도로프학교’를 세우겠다는 꿈을 꾸고 있는 학부모들,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히기 위해 스스로 공부하는 ‘사직어린이독서연구회’어머니들,독특한 언어교육법으로 아이들에게 세계 각국의 말을 가르치는 ‘히포 다언어활동’모임을 만나며 그들의 교육 열정에 나를 비춰보기도 했다.
‘교육일기’칼럼 중 ‘못말리던 추억의 선생님들’(2001년 11월22일자)을 읽고는 좀더 엽기적인 선생님들을 얼마든지 제보하겠다며 나서는 이들이 많았다.‘교육감의 XX여자 발언 사건’(3.7일자)을 쓰고는 얼마간 서울시교육청에 출입하기가 불편해질 정도로 애를 먹기도 했다.
지난 7개월,뒤돌아볼수록 소중하고 고마운 시간들이다.좋은 엄마가 되어보겠다며 ‘P.E.T’(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를 배우는 의욕을 낸 것도 그 덕분이었으리라.‘기자 10년차,엄마 5년차’.슈퍼우먼과는 거리가 먼 탓에 두가지를 다 잘 해내기가 벅찼다.새로운 힘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 절실했던 차에 마침 재충전의 기회가 주어졌다.
‘교육일기’는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일기장을 접는다.그동안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를 보내준 독자들에게 마음깊이 감사드린다.
허윤주기자rara@
2002-05-2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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