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걸씨 소명연습 ‘잠 못이룬 밤’, 오늘 출두…어디서 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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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5-16 00:00
입력 2002-05-16 00:00
14일 밤 전격 귀국한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는 15일에도 전혀 행적을 드러내지 않았다.그러나 출두 시간을 16일 오후 2시에서 오전 10시로 앞당기겠다고 변호인을 통해 알려왔다.휴식과 변호인 면담 등의 시간을 갖기 위해 16일 오후까지 시간을 벌려고 했지만 빨리 나오라는 검찰의종용에 시간을 당긴 것으로 보인다.

[심경 정리한 듯] 홍걸씨의 변호인인 조석현 변호사는 홍걸씨가 귀국후 하루 동안 시차 적응이 안돼 주로 잠을 잤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를 앞두고 변호인과 신문 대응책을 숙의했을 것으로 여겨진다.홍걸씨가 머문 모처에는 조 변호사말고도 다른 변호사 1명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다른 변호사’는 단순한 법률자문역이라고 조 변호사는말했다.

일각에서는 사건 관련자들과 ‘입맞추기’를 하지 않았겠느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그러나 그보다는 혐의를 어떻게 소명할지 궁리했을 것으로 보인다.예상 신문을 하나하나 점검하면서 답변을 준비했을 것으로 추측된다.조 변호사는 홍걸씨가 전 서울시 부시장 김희완씨 등과 만나 입을 맞추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편 홍걸씨는 소환을 앞두고 이미 심경을 정리한 것 같다는 전언이다.홍걸씨는 “부모님께 누를 끼쳐 죄송하다.최규선씨에게 속은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긴박한 검찰] 홍걸씨가 검찰의 소환 요구에 불응하고 16일 출두하겠다고 하자 검찰은 수시로 회의를 열어 대책을숙의했다.

담당 부장인 차동민 부장검사는 김회선 3차장 검사실과 이범관 서울지검장실을 오가며 변호인과의 접촉 상황을 보고했다.수사팀은 이날 밤 늦도록 홍걸씨를 추궁할 단서들을최종 점검했다.

대검 쪽도 긴장감이 흘렀지만 외견상 평상시와 다름 없었다.고위 간부들은 말을 극도로 아꼈다.이명재 검찰총장은이날 평소와 다름없이 오전 9시쯤 출근,수사가 어떻게 되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서울지검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대검의 한 고위 간부는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라지만 검찰이 정확히 5년 만에 다시 대통령의 아들을 수사한다는사실에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홍걸씨 어디 있었나] 홍걸씨는 14일 밤 공항에서 승용차에 타고 서울 시내로 향했지만 그 뒤 행방은 오리무중이다.은거지로는 청와대와 호텔,안가,친지가 주선한 주택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청와대와 안가는 밝혀질 경우 비난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도 일반인의 눈에 띄기 쉬워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결국 인척이나 지인의 자택일 가능성이 크다.공항에 청와대경호팀 관계자가 나와 있던 점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홍걸씨가 입국한 14일 밤 조 변호사는 취재진의 ‘추격’을 따돌리고 홍걸씨가 있는 곳으로 가 합류했다.조 변호사는 밤 10시40분쯤 서울 가락동 자택을 나와 택시를 타고역삼동의 B술집에 내렸다가 동대문운동장 근처 시장,청계천,중랑교 등지를 헤집고 다녔다.결국 취재진도 놓치고 말았다.

종합하면 가락동과 동대문-중랑교-대학로 등의 중간 쯤 되는 광장동 워커힐 호텔 부근의 고급주택가에 홍걸씨가 은신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조 변호사가 활동하는서울지검 동부지청 관할이다.

박홍환 안동환기자 stinger@
2002-05-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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