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꾀병
기자
수정 2002-05-08 00:00
입력 2002-05-08 00:00
갖가지 권력형 비리가 꼬리를 물더니 연루된 고관들이 검찰의 소환 조사에 앞서 병원에 먼저 들르는 관행이 생겼다.고관들이라 칭병을 특혜받았다는 얘긴가.지역의 한 대기업체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로 최기선(崔箕善) 인천시장이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던 날 전격적으로 입원을 했다고 한다.병원측은 검찰에 “이틀 정도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소견을 보내왔다고 한다.같은 날 ‘진승현 게이트’에 연루돼검찰에 소환될 예정이던 민주당의 김방림(金芳林) 의원도 갑작스러운 두통으로 새벽에 황급히 병원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사람 마음이 어딜 가겠는가.누구나 한번쯤 엄마 치맛자락잡고 읍내에 따라 나섰다가 얼음과자가 먹고 싶어 머리가 아프기도 했었다.공부를 제대로 안 했다가 시험날이면 배가 아프기도 했었다.정말 열이 났지만 얼음과자를 먹고 나았다면꾀병임에 틀림없다.개똥 밭에 굴러도 아프지 않을 팔자를 타고 난 우리네라도 검찰 조사를 생각하면 생병이 날 것이니고관 대작들인들 오죽하겠는가.그러나 이틀 정도 휴식을 취해야 한다거나 두통을 내세운다면 아무래도 납득이 안된다.요즘을 사는 소시민이라면 예외없이 일주일 정도 휴식을 취해야 할 것이다.평소에도 머리가 지끈거리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사회의 지도층을 자처했던 고관들이 이러면 안된다.시중에는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려면 대검찰청을 법무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해 직할 종합병원을 배속시켜야 한다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한다.비리를 저지르고도 사과는커녕 반성조차않는 그들의 뻔뻔스러움이 참으로 개탄스럽다.우선 혐의를부인하며 음해라고 억지를 부리다가 검찰에 불려가서는 사법처리되는 비리 고관들의 신병 처리 공식이 이제는 바뀌어야한다.이제라도 속보이는 꾀병 행각을 집어치워야 한다.그리고 염치를 차려야 한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2002-05-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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