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수뇌 정말 몰랐나/ 대통령 아들件을 보고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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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4-20 00:00
입력 2002-04-20 00:00
여야 수뇌부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와 한나라당 이신범(李信範) 전 의원간 송사를 미리 알고 있었을까.

●야당 총재는 알았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는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김무성(金武星) 전 총재비서실장은 1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5월22일 이 전 의원이 이 총재를 10분가량 만나 ‘합의’에 대해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그 이후나와 유선호(柳宣浩) 전 청와대 정무수석 사이에 오간 대화에 대해선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이 전 총재도전날 열린 MBC 토론회에서 “소송문제는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다. 이 전 의원은 김 전 실장에게 소송 진행과정을 전화나 팩스로 알려준 뒤 “이 총재에게도 보고해 달라.”고 부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이 전 의원 개인의 일이어서 총재에게는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 김 전 실장의 해명이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이회창씨는 이 전 의원의 협박·공갈 행위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어떤 지시를 했는지,합의금으로 얼마를 요구하도록 조종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이 전 총재를 겨냥했다.

●김 대통령에게 보고됐나= 이 전 의원은 홍걸씨와 소송을진행하면서 청와대 관계자들에게도 여러 건의 문건을 팩스로 보냈다는 것이다.김 대통령을 비난하는 데 이 전 의원이 앞장서고,더욱이 김대통령 내외가 가장 아끼는 홍걸씨와 관계된 일이어서 적어도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에게는 보고됐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김무성 의원은 “이번 송사를 해결하기 위해 박 전 수석에게 전화를 해 옷로비 관련 소를 취하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히고 “박 전 수석은 ‘이신범이 사과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으나 이 전 의원이 거절해 중재가 성립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해 11월24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유 전 정무수석에게 서신을 보내 도움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유 전 수석은 “청와대 안의 누구에게도 보고하지 않았고,보고할 필요성도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박지원 실장은 당시 대통령 정책기획수석직에서 물러나김 대통령과는 일정 거리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직접 보고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다만 김 대통령은 월간지나 주간지도 꼼꼼히 읽는 편이어서 보고여부를 떠나 사건의 진행과정은 파악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오풍연기자 poongynn@
2002-04-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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