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단계 테러전 돌입’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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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3-13 00:00
입력 2002-03-13 00:00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로의 확전과 국정연설에서의 ‘악의 축’ 발언 이후 동맹국들 사이에서 가시화되고 있는 미국의 일방주의 외교정책에 대한 비난을 의식,국제연대 강화를 특히 강조했다.9·11테러 직후처럼 대테러 국제연대의참여 여부에 따라 ‘적군’과 ‘아군’으로 구분하던 강경한 수사는 자제하면서도 테러세력을 뿌리뽑는 데 “아무행동을 하지 않는 것은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국제연대 강화 잰걸음=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기념행사에서 “대테러전의 2단계에 진입했다.”며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테러범들의 피난처를 제거하기 위한 지속적 작전”이라고 밝혔다.부시 대통령은 특히 “승리는시간과 인내력을 갖고 테러망을 분쇄할 때만 이뤄지는 것”이라며 “때문에 외교·재정·군사분야 등 많은 전선에서의 국제협력이 필요하다.”고 국제연대를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이 국제연대 강화를 유난히 강조한 것은 지난 1월 연두 국정연설에서의 ‘악의 축’ 발언으로 상징되는 미국의 일방주의 외교에 대한 유럽 등 동맹국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이를 계기로 국제연대의 균열조짐마저 보였다.또 미국의 수입철강에 대한 긴급 수입제한조치 발동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간 관계가 악화되고 있고 최근 핵사용 계획을 담은 ‘핵태세 검토’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단계 국제연대 강화 작업에는 대통령부터 국방·법무장관까지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5월말 독일과 러시아·프랑스 등 유럽 3개국 순방에 나서 2단계 국제연대 강화를 직접 챙긴다.영국과 중동 등 12개국 순방길에 오른 딕 체니 부통령도 이라크 공격에 대한 아랍국가들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이날 국방부에서 테러전에 동참한 29개국 국제연대 군사대표단과 회동,확전에 대비한 국제연대강화작업을 본격화했다.
◆2단계 테러전 어떻게 전개될까=이라크를 제외하고는 아프가니스탄에서처럼 대규모 군사공격이 동원되지는 않을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같은 미국의 전략은 이날 부시 대통령 연설에서 잘 나타난다.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모든 전선에 군대를 파견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테러망을 분쇄하기 위해 대테러전을 벌이는 국가의 군대를 훈련시키고 무기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공격 대상국과 관련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부시 대통령이 연설에서 특정 국가를 거명하지는않았지만 이라크와 이란 북한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이미 병력이나 군사고문관이 파견된 필리핀,그루지야,예멘과 시리아와 리비아,예멘도 대상에 올라있다고 전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두가지 메시지를 던졌다고 분석했다.이라크 등에 테러를 근절하겠다는 미국의 결연한 의지 재천명과 미국의 일방주의를 우려하는 동맹국들에 대한 연대강화가 그것이다.
김균미기자 kmkim@
2002-03-1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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