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F-X 기종선정과 국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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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3-06 00:00
입력 2002-03-06 00:00
세간에 차기전투기 (FX)사업의 후보기종 최종 선정에 대해 말들이 많은 것 같다.현 상황에서 기종결정 평가항목들에 대한 배점 등 매우 지엽적 사항이 논란이 되고 있어 막중한 국가사업의 추진에 혹시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물론 이러한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은 초대형 국책사업이혹시라도 지난날의 일부 사업과 같이 비정상적인 궤도를달릴까 하는 염려에서 비롯되고 있다.그러나 더욱 더 염려해야 할 것은 단편적인 시각에서 제시되는 비전문가들의의견 속에 검토·재검토를 반복할 때 중차대한 국가사업이 방향을 잃고 표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한번 지연될 경우 예정된 다른 대형 국방사업과의 중복으로 인해 장기간지연되거나 취소되고 혹은 선거와 연관돼 복잡한 문제를야기할 수도 있다.

이번 FX사업을 4월 이전에 최종 확정하지 못한다면 이러한 방향으로 흘러갈 소지가 너무 많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염려되는 바가 크다.신속한 기종 결정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한반도 주변 군사력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최우선 군사력인 공군력의노후화를 막기 위한 것이다.일본의 최신예 전투기 F-2 독자개발과 중국의 최신예기 SU-27도입 등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주변국들과의 공군력 균형을 적기에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그리고 국가 첨단산업및 경제적인 면에서도 이 사업과 연관된 절충교역 물량(총 사업비의 70% 이상)의 사업화는 현재 우리 항공산업계에서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는 핵심사업 중 하나다.만일 당초 계획과 달리 FX사업이 지연될 경우 2003년 이후 급속한생산물량 감소가 예측돼 국가의 장기적인 계획하에 육성보호해야 할 자주국방의 근간이 되는 국내 항공산업의 기반이 IMF 구조조정 이후 또다시 흔들릴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이번 FX사업과 병행해 다양한 항공우주기술의 이전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올해 정부에서는 선진국으로 향하기 위한 전략으로 우선순위 국가전략산업 분야로 IT·BT 등 6T를 지정했으며 이중 하나로 ST-우주항공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할 국가기본 계획을 발표했다.그러나 항공우주 분야의 핵심기술은선진국들의 국가 전략적 기술로 기술이전을 매우 제한하고 있다.대부분의 후발 항공국들은 이러한 대규모 항공기 도입사업과 연계된 기술이전 프로그램을 통해 선진국으로부터 핵심 기술을 확보,국산화하는 방안이 일반적이다.우리도 이번 기회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잘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여러가지 사항들을 고려할 때 이번 FX사업의 후보 기종 선정은 온 국민이 합의하에 슬기롭게 국가적인 차원에서 차질없이 올 4월 이전에 확실히 결정해야 할 것이다.물론 성능이 중요할 수도 있고,국가 예산을 고려한 가격 측면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러 전문기관과 수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선정 결과를 냉정하게 지켜보고,결정 이후에는 어떠한 잡음도 없이 FX사업을 신속히 추진하는 것만이 공군력을 정예화하고,국가 핵심 첨단산업을 육성하며 첨단우주항공 기술을 꽃피우는 것이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는 최상의 길이라 생각한다.더이상 비전문가들의 단편적이고 즉흥적인 의견 제시로 사업추진 일정에 장애가 돼서는 절대로안 될 것이다.

이동호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2002-03-0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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