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미대화 기운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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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2-14 00:00
입력 2002-02-14 00:00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함께 ‘악의 축’이라고 경고하면서 한반도에 드리워졌던먹구름 사이로 대화의 햇살이 비치고 있다.파월 미 국무장관은 12일 미 상원 예산위원회에서 “북한과 이란은 이라크와 다른 범주에 속한다.”면서 “우리는 북한과 대화를원한다.”고 말했다.그의 발언에 대해 미 행정부내 대북강경파들과 충분히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발언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부시 대통령의 연두교서 이후 보름만에,미 행정부의 외교사령탑이 대북 강경기조를 완화하는 명백한 언급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사실 부시 대통령 발언 이후 유럽과 러시아 중국은 물론미국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미 상원의 민주당 지도자인 톰 대슐 의원은 11일 “악의 축이라는 발언은 잘못”이라면서 “세계 도처에서 반발을 불러왔다.”고비난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미 외교협의회(CFR)의 모튼 아브라모위츠와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대사도 이날자워싱턴 포스트지 공동기고문에서 “대북 경고가 북한의 정책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는 판단은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오히려 한반도에 새로운 긴장이 조성되고 중동지역에 대한미사일 수출이 계속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의 박길연 주유엔대사도 지난 7일 외신기자회견을 통해 “동등한 입장에서 전제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의향이 있다.”는 유연한 자세를 내비친 바 있다.북한은 부시 대통령 발언에 대한 극렬 비난 이후 사태를 주의깊게지켜보다가 이같은 대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아직 미국내 분위기는 강경 기조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형편이며 북한도 부시 행정부에 대한 불신감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하지만 북·미 양측에서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대화의 기운은 불과 열흘전까지만 해도 생각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감안할 때,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북한의 변화,민족의 화해에는 위협이나 감정적 대응으로는 풀릴 일이 거의 없다.대화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따라서 닷새 앞으로 다가온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맞아 정부는한 ·미공조를 바탕으로 북한과 미국이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2002-02-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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