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對北觀 미묘한 시각차
기자
수정 2002-02-01 00:00
입력 2002-02-01 00:00
■한국 입장 “北자극 우려”.
워싱턴을 방문중인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 장관 일행은부시 대통령 발언의 진의파악과 파문 진화에 부심하는 모습이다.30일 백악관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안보보좌관을 만난뒤 한 장관은 “기존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미국측의언질을 받았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언이 생각보다 강경했지만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다.한반도 안정이 미국의 국익에 중요하다는 점을 라이스 보좌관이강조했다는 데 특히 위안을 삼겠다는 눈치가 역력했다.
한 장관 일행은 그러면서도 부시 대통령의 연설이 남북 및북·미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고심하는 표정이 역력했다.특히 이달 부시 대통령의 방한시 대북정책에대한 미국의 강경기조를 누그러뜨리지 않을 경우 남북,한·미,북·미관계등 한반도 주변정세에 미칠 파장 때문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한 장관은 1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회동,대북정책을집중 조율한다.30일 짐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와 실무접촉을 가진 임성준(任晟準) 외교안보수석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진지하고 신축적인 자세로 대화에 임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켈리 차관보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지금으로서는 북한이 부시 행정부의 대북관을 빨리 간파하고 입장을 다시 정리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입장 “미래의 타깃”.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과 이란,이라크에 대한 군사 행동이 임박한 것은 아니지만 대(對)테러전에서 ‘미래의 타깃’이 될 수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특히 대량살상무기의 위협을 상기시킨 것은 앞으로 있을지모를 확전에 대비한 ‘명분’이 될 수도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30일 브리핑에서 “북한 등에대한 부시 대통령의 경고가 미래의 공격대상을 정한 것으로보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그렇다.”고대답했다.
그는 북한 등의 다음 행동을 예의주시할 것이며 이들이 부시 대통령의 경고를 들었다면 미국이 바라는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공’은 북한 등에 넘어갔으며 위협이 제거되지 않을 경우 공격을 결행할 태세가 돼 있다는 말이다.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즉각적인 공격을 의미하는것은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확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않았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군사행동이 임박한 것은아니지만 지금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며 “연두교서에는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얼마만큼 진지하게 생각하느냐가 반영됐으며 앞으로의 행동은 대통령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전제로 한 백악관의 고위관리는 부시 대통령의 경고가 새로운 국방지출에 대한 명분을 쌓는 동시에 향후 공격대상을 정하기 위한 일종의 ‘시간 벌기용’이라고 분석했다.
mip@
2002-02-01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