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내미는 손
기자
수정 2001-12-01 00:00
입력 2001-12-01 00:00
이쪽 의사와는 상관없이,필요 없는 광고지를 건네는 손은사실 거추장스럽다.걷는 길을 가로막는 손도 적잖아 바쁠 때는 짜증이 난다.막상 받아든 다음에는 버릴 데가 마땅치 않아 사무실까지 들고 오기도 한다.
그런데도 굳이 뿌리치지 못하는 까닭은,그 손이 제 임자와그 가족까지 먹여살릴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손의 임자에겐 전단지를 돌리는 일이 생계수단이요,또 내가 전단지를거절하면 다른 사람이 받을 때까지 그 임자의 ‘퇴근’은 늦어질 것이다.
내미는 손을 붙잡아 주지는 못할망정 뿌리치지는 말자.내밀지도 못하고 꾸물거릴 손이 있음을 생각하면,내미는 손은 그 얼마나 당당한가.
이용원 논설위원
2001-12-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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