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고사장 이모저모/ 당황.. 울음.. 포기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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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11-08 00:00
입력 2001-11-08 00:00
7일 수능시험을 보고 나온 학생들은 “지난해보다 훨씬어려워 모의고사 점수보다 40점 이상 떨어지게 생겼다”면서 몹시 당황스러워했다.

시험장마다 생소하고 까다로운 문제 때문에 시험을 그르쳐 울음을 터뜨리거나 중도에 시험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경기고에서 시험을 친 재수생 봉원준군(19)은 “모의고사 언어영역에서 늘 100점을 받았는데‘이용하의 그리움’ ‘김동리의 화랑의 후예’ 등의 문제는 고교생의 수준에 맞지 않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모의고사 성적이 380∼390점대였다는 홍모군(18·경복고3년)은 “언어영역의 듣기평가가 어렵고 지문이 생소해 시험 시간이 모자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강남구 압구정동 구정고에서 한 응시생은 1교시가 끝난뒤 고사본부에 찾아와 무릎을 꿇고 “답안지에 미처 답을옮겨 적지 못했다”면서 “인생이 걸린 시험인데 한번만봐달라”고 애원했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2교시 시험이 모두 어렵게 출제되자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 시험장에서는 학생 6명이 “더 이상 시험을 보지 못하겠다”며 줄줄이 시험을 중도에 포기하고 집으로돌아갔다.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시험이 시작되기전 결시자는 6,065명이었으나 언어영역이 끝난 뒤 319명,수리영역을 마친 뒤 387명 등 690여명이 시험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전 7시10분쯤 인천시 남동구 구월3동 오목사거리에서문모양(18)은 아버지(48)가 모는 승용차를 타고 시험장으로 급히 가다가 승용차가 택시와 충돌해 전복됐다.문양은사고 즉시 출동한 응급차에 실려 시험장인 동인천고에 도착,시험을 쳤다.

■서울 여의도중학교 시험장에서는 장애인 학생 80명이 시험을 쳤다.뇌성마비 2급 이진우씨(29·서울 강서구 방화동)는 전동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꼼꼼히 답안지를 메워나갔다.특수체육과에 진학해 볼링과 비슷한 장애인 경기인‘보치아(boccia)’의 지도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이씨는 말했다.

■경남 통영에서는 검정고시 출신의 김점순씨(45)와 딸 임은향양(18·통영여고)이 나란히 충무고 시험장에서 시험을쳤다. 어머니 김씨는 “평생 이렇게 떨린 적이 없었다”면서 “지난 1년 동안 딸과 남편의 도움을 받아 살림을 하면서 야학에도 빠지지 않았는데 결과가 어떨지 모르겠다”고말했다.

최병규 한준규 김소연기자 cbk91065@
2001-11-0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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