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산업피해 판정 안팎/ 한·미 ‘鐵의 전쟁’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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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10-24 00:00
입력 2001-10-24 00:00
◆피해판정 배경=지난 97년 이후 미국 철강업계는 사상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최근 미국 철강업계 3위 업체인베들레헴스틸이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을비롯해 지금까지 26개사가 파산보호를 신청,이중 23개사가문을 닫았다. 그러자 미국 업계와 노동계는 자국의 철강산업 위기가 불공정 무역관행에 편승한 수입철강제품 때문이라며 60여명이 넘는 상하원 의원을 동원,전방위 로비를 펼쳐 왔다.
이번 조치로 미국이 어떤 수입제한조치를 내릴 것인지는아직 알 수 없지만 그간의 전례에 비춰볼 때 일단 과거 수출실적을 고려해 모든 국가에 대해 일률적으로 수입물량규제(쿼터제)를 적용하고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고율의할당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철강업계 피해 불 보듯=ITC의 조사대상 제품은 512개로 수입철강제품의 95%나 된다.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한국산철강제품의 대미 수출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수입쿼터와 고율의 할당관세가 부과될 경우 대미 철강수출은 지난해보다 상당폭 감소할 것으로 철강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포항제철의 경우 이번 수입제한조치 대상에 UPI에 중간소재로 공급하는 열연코일 70만∼80만t이 들어 있어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정부·업계 대응책 고심=정부와 업계는 내년 2월 수입제한조치가 최종 발동되는 순간까지 긴밀히 협의해 우리의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기로 했다.우선 미국 철강회사들의연쇄 파산이 수입제품 때문이 아니라 경쟁력 약화와 경기침체에 따른 것임을 집중 부각시킬 계획이다.특히 지난 98년 이후 미국의 철강제품 수입량이 급감하고 있는데도 수입급증으로 인해 산업피해가 발생했다는 미국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게 정부와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정부와 업계는 이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EU·일본 등과 공조해 WTO에 제소할 방침이다.또 미국이 구제조치의 일환으로 전 세계 철강회사들이 동시 참여하는다자간 철강협정을 추진할 경우에는 국내 업계도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전광삼기자 hisam@
2001-10-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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