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 수범사례’ 최우수상 이기호교사
수정 2001-10-12 00:00
입력 2001-10-12 00:00
이 교사에게 이같은 가르침을 준 ‘스승’은 98년부터 3년 동안 담임을 맡았던 자동차과의 수현군(가명·19).단란했던 수현이의 가정은 외환위기로 아버지의 사업이 망하면서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아버지는 가출하고 가족들은 빚쟁이들을 피해 도망다녔다.
수현이가 결석하는 날은 몰래 이사가는 날이었다.어머니가 자수한 뒤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되면서 수현이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학교에서는 퇴학시키자는 말까지 나왔다.하지만 ‘한명의 아이라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 교사는 수현이 어머니에게 편지를 보냈다.어머니를 통해 수현이를 바른 길로 이끌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며칠 뒤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편지 검열을 하던 구치소측에서 편지 내용에 감동,직원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 밀린 학비를 보내왔다.이후 수현이의 마음은 열리기 시작했다.어머니도 모범적인 수감생활로 감형돼 출소했다.수현이의 생활태도는 하루가 다르게 좋아졌다.얼굴도 몰라보게 환해졌다.
올 6월에는 국가기술자격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나의 아이들,이 아이들은 영원한 나의 제자이자 나를 깨우쳐 주는 스승입니다.” 이 교사의 얼굴에는 참스승의 열정이 배어 있었다.
김재천기자 patrick@
2001-10-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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