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주도권잡기 이중포석
수정 2001-09-10 00:00
입력 2001-09-10 00:00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9일 기자 간담회에서이한동(李漢東)총리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 총리에 대해 ‘자가당착’ ‘구태의연’ ‘의지박약’‘표리부동’ 등 표현 가능한 어휘와 ‘일수거사(一水去士·한물간 사람)’라는 조어(造語)까지 동원,인신공격을 퍼부었다.이러한 한나라당의 태도는 자민련과의 ‘한·자동맹’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때가 되면 자민련과총리 해임 건의안을 처리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로 여겨진다.
임 전 장관의 중용 가능성에도 대비했다.권 대변인은 “임 전 장관을 통일담당 대통령 특보로 임명한다는 전망이있으나 천부당만부당하다”고 공격했다.이어 “임 전장관이 특보가 되면 통일부 장관은 허수아비가 될 것”이라고주장했다.
이와 별개로 한나라당은 영수회담 준비에 나서는등 대화분위기 조성에도 힘을 쏟고있다.
그러나 여소야대 정국에 맞는 위상정립에는 시간이 걸릴것으로 보인다.최병렬(崔秉烈)부총재를 비롯한 당 중진들은 내년 대선에서 자민련과의 공조를 내세우며,국회법을개정해 자민련을 우군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있다. 그러나 이 총재 측근들은 자민련을 ‘고사’시켜 양당체제로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등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는 한나라당이 원내 1당으로 확실한 위치를 굳히기에는아직 넘어야 할 과정과 풀어야 할 숙제가 하나 둘이 아님을 의미한다.
강동형기자 yunbin@
2001-09-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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