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브로커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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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8-27 00:00
입력 2001-08-27 00:00
지난 1년동안 중국에서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업을 해온 B사는 최근 이를 완전히 접었다.사업을 함께 할 마땅한 제휴업체를 찾지 못했고,매출도 없어 결국 모기업까지 흔들리게됐기 때문이다.
국내 벤처기업의 중국진출 실패사례가 최근들어 급증하고있다.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가입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 등으로 중국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부풀고 있지만중국시장 진출이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브로커에 속수무책= 인터넷 커뮤니티 솔루션 개발업체 C사 K사장(43)은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10차례 이상 합작사업을 위해 중국을 오갔지만 지금은 사업포기를 고려 중이다.브로커를 통해 소개받은 현지업체가 사업영역이 달랐을 뿐아니라 투자요구 금액도 너무 차이났기 때문이다.소프트웨어 개발업체 D사는 중국 PC방 사업을 위해 현지업체와 함께회사까지 차렸지만 영 지지부진하다. 브로커가 인터넷과 전혀 상관없는 회사를 소개해준 결과였다.업계 관계자는 “브로커 업체들이 70곳 이상 성행하고 있다”면서 “중국을 잘모르는 벤처기업에게 ‘중국 고위층이나 좋은 제휴업체를소개해 주겠다’며 접근해 사기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시장이해 필수= 안철수연구소는 최근 중국 공안부로부터자사 바이러스백신 제품을 인증받기까지 6개월이나 기다려야 했다.안연구소 관계자는 “공안부의 요구사항이 너무 까다로워 특별팀까지 구성,중국을 수십번씩 들락거렸다”면서“중국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율이 높다는 점도 국내 업체들이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멀기만 한 성공= 중국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많은 업체가중국을 그저 몇번 방문하거나 진출계획 정도만 세워놓고서요란스레 발표를 해대고 있다.현지사무소나 합작법인을 세운 업체들도 구체적인 사업이나 서비스를 하지 못하고 있다.인터넷 솔루션 개발업체 E사는 올초 중국진출을 추진했지만 현지업체와 협력의향서만 주고받은 뒤 사업을 보류했다.
애초부터 경쟁업체에 뒤지지 않기 위한 ‘생색용’에 불과했다.컨설팅업체 이차이나센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합작사업을 발표한 100여 업체 가운데 61곳이 실제로는 사업에착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략 새로 짜야= 전문가들은 개별업체들이 중국시장에 무작정 나갈 것이 아니라 치밀한 전략아래 컨소시엄을 구성,공동으로 진출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중국팀 박한진(朴漢眞)과장은 “국내업체들은 중국시장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중국을 잘 아는 홍콩업체 등과 함께 공동진출하는 것도 대안이 될 것”이라고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2001-08-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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