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제조기’ 70년대 명랑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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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8-22 00:00
입력 2001-08-22 00:00
지난 주말에 있었던 체험담 하나.‘주말 아빠’가 미안해 만화책 몇권을 갖다 주었는데 정작 애들은 잠깐 보다 멀뚱거리고 있다.한참 지난 뒤 낄낄거리는 소리가 나 쳐다보니 아내였다.어깨 너머 보던 남편까지 동시에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어른들에게 웃음을 안긴 건 바다출판사의 ‘어린이 만화’ 시리즈였다.

비록 작은 일화지만 “그 동안 나온 한국 만화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대표 작품들을 골라 독자 연령을 고려해 시리즈로 내겠다”는 출판사의 전략은 적중한 듯 싶다.아니 어린이를 겨냥한 만화가 30여년 전 똑같은 시절을 보낸 어른들의 향수를 자극한 걸 보면 그 효과는 더 커질 법하다.

1차분으로 내놓은 5종 9권은 70년대를 수놓은 명랑만화들이다.웃음타를 터뜨리는 선두타자는 기계충 파먹은 머리의 ‘꺼벙이’(길창덕화백)다.공부하라는 아버지의 훈계는아랑곳 없이 늘 장난과 놀 생각으로 가득찬 ‘꺼벙이’는30∼40대 어른들의 자화상이어서 자연스레 추억에 잠기게한다.

쓰기만 하면 투명인간이 돼 악당들을 괴롭히던,‘도깨비감투’(신문수화백)도 만만치 않은 스마일포를 자랑한다.

‘내가 투명인간이라면’이라는 가정법은,볼 것 드물던 그때 그 시절 ‘상상력의 보고’가 아니었던가.여기에 윤승운 화백의 ‘두심이’와 박수동 화백의 ‘5학년 5반 삼총사’,이정문 화백의 ‘철인 캉타우’등이 가세했다.

바다출판사는 올해 안에 다른 추억 보따리도 펼칠 계획이다.이희재의 ‘악동이’,김동화의 ‘요정 핑크’,이진주의‘달려라 하니’ 등이 튀어나와 웃기고 울릴 것이다.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요즘의 어린이들에게 이런 ‘촌스런 웃음’이 먹힐지 여부다.

이어 어른들을 위해 박기정의 ‘도전자’,이두호의 ‘객주’,백성민의 ‘상자하자’,김형배의 ‘황색 탄환’,이상무의 ‘포장마차’ 등 ‘한국만화 대표선’도 얼굴을 내밀려고 준비하고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
2001-08-2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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