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뒤의 영화 앞당겨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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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7-20 00:00
입력 2001-07-20 00:00
쓸만한 주연배우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충무로.치솟는스타의 몸값에 한숨짓는 제작자들에게 ‘파이널 환타지’(Final fantasy·27일 개봉)는 속이 후련해질 영화다.이런 상상을 하면서 영화를 보진 않을까.‘한석규 장동건 심은하이영애 이미연을 한꺼번에 한 화면속에 밀어넣어봐?’ 일본에서 제작돼 전세계적으로 3,000만부가 넘게 팔린 동명의 인기 게임시리즈를 토대로 제작된 ‘파이널 환타지’는 사전정보없는 관객들에게는 내내 헷갈리다가 극장을 나오게 할 영화다.주인공들이 진짜 사람인 지,어디까지가 실사인 지 분간이 안된다.저패니메이션의 숙련된 노하우(히로노부 사카구치 감독)와 할리우드의 막강 기술·자본력이 뭉쳐 실사보다 더 생생한 SF액션이 탄생한 덕분이다.컴퓨터그래픽의 마지막 단계가 궁금하다면,꼭 다리품을 팔아볼 만하다.

서기 2065년.정체불명의 외계생물체들 때문에 인류는 멸망의 위기에 놓였다.에일리언들을 물리치는 건 헤인 장군과그레이 대위의 몫.거기에 미모의 여성과학자 아키 박사가가세한다.숱하게 봐온 SF영화의 전개방식과 다를 게 없다는 편견을 가질 즈음,영화는 비장의 무기를 꺼낸다.지구를 살아있는 생명체로 보는 ‘가이아 이론’이 극을 움직이는 주요소재가 된다.에일리언의 공격을 받은 아키 박사의 몸속에는 이상한 포자가 자라고,박사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제8의영혼만이 인류와 지구를 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편다.

1억5,000만달러를 쏟아부은 영화는 ‘다국적’ 냄새를 곳곳에서 피운다.아키 박사가 꿈속에서 영감을 얻거나 지구를유기적 생명체로 해석한 설정은 저패니메이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도 닿아있는 느낌이다.

사이버 배우들의 얼굴이 할리우드 톱스타들과 많이 닮았다.그레이 대위는 벤 애플렉과 키아누 리브스를 반반씩 섞어놓은 듯한 인상이다.

그런데 CG영상박물관같은 장면들에 감탄하다가 문득문득가슴 한켠이 썰렁해지는 건 왜일까.‘우리가 너무 일찍 마지막 환상까지 봐버린 게 아닐까….’황수정기자
2001-07-2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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