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항공위험국’ 오명 쓰기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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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7-12 00:00
입력 2001-07-12 00:00
한국의 항공 안전이 미국 연방항공청(FAA) 예비조사에서‘수준이하’ 판정을 받은 것은 충격적이고도 망신스럽다.

FAA는 항공사고 조사의 객관성과 운항규정,전문기술인력확보 등 8개 항목의 항공안전 기준 준수 여부를 조사한 결과 모두 기준치에 미달했다고 밝혔다.오는 16∼18일 예정된 2차 평가에서 대책 마련이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항공 안전위험국’으로 분류할 계획이라니 걱정스럽다.세계 10대 항공국인 우리나라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자괴감이 앞선다.

우리는 우선 이번 FAA의 평가가 항공사가 아닌 정부의 항공 안전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그런점에서 항공 주무당국인 건설교통부는 1997년 괌사고 이후잇따른 대형 항공사고에도 불구하고 여지껏 무엇을 했는지묻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1991년 이후 자국민 안전을 이유로 미국에 취항중인 국가를 상대로 2년마다 안전관리를점검한 사실을 건교부가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1999년에야 항공국내에 안전과를 설치하는 데 그쳤다. 아직 독립적인 사고조사기구 하나 갖추지못하고 있다.

게다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지난해 6월 한국의 항공안전 상태에 대해 FAA와 거의 같은 내용의 판정을 내리고 우리 정부에 즉각적인 시정을 권고했다.비록 ICAO의 권고사항이 강제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때 제대로 대응을했더라면 오늘 같은 수모는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건교부의 과오만 탓할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FAA의 2차 평가작업 때까지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이제부터라도 밤을 세워 항공안전과 관련된 정책을 정비·보완해야 한다.동시에 항공 안전을 위한 정부의 향후 비전과실천계획을 FAA에 확실히 납득시켜야 한다. 그래서 어떠한경우든 ‘항공 안전위험국’으로 추락하는 일만은 막아야한다. 정부는 올해가 ‘한국 방문의 해’인 데다 내년에는월드컵축구와 아시안게임이 국내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2001-07-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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