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혁신위 쉬쉬할 일 아니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1-05-18 00:00
입력 2001-05-18 00:00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의욕적으로 발족시킨 ‘국가혁신위원회’가 여야 공방에 싸여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이 총재가 중·장기적인 국가 정책 비판과 대안 생산을명분으로 내걸고 출범시킨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참여 인사들의 신원 공개를 꺼릴 뿐 아니라 모임 자체도 극비리에 부치고 있어 국민들의 의아심을 자아내고 있다.

한나라당이 수권 야당으로 채비를 갖추기 위해 정책 대안을 생산하는 대형 싱크탱크를 만들어 정책 대결을 통해 국민심판을 받겠다면 어느 누가 이러쿵저러쿵 하겠는가.이같은기구가 대외적으로 내건 명분대로 구성·운영된다면 자문위원이든 전문가든 참여 인사를 떳떳하게 밝히지 못할 이유가없을 것이다.또 이 기구에 참여한 인사라면 자신의 소신을분명히 밝히고 당당하게 논지를 펼 수 있는 인사일 텐데 왜익명의 그늘에 숨는지 알 수 없다.

더욱이 한 주간지가 한나라당의 내부 문건을 인용,그동안극비리에 영입을 추진해온 200여 인사들의 명단을 보도하자이 기구의 발족 배경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역대 총리,장·차관,교수 등 영입 대상의 면면이나 규모를 볼 때 정책 자문이나 정책 개발을 담당할 두뇌 집단이라고 보기에는 미심쩍은 인사가 많다는 지적들이다.민주당은“내년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세몰이를 하겠다는 정략적 계산에서 이 기구를 출범시킨 것이며 ‘국가혁신위’가정권인수위 역할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하고있다.민주당의 이같은 지적에도 일리가 있다는 것이 우리의생각이다.

한나라당은 당당하게 국가혁신위의 참여 인사 명단을 공개하고 정책 생산물에 대해서는 반드시 공론화해야 할 것이다.

야당 내에서도 이 기구가 당 위에 군림하는 총재 직할의 막강한 대선 비선(秘線)조직으로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한다. 이같은 거창한 조직의 가동이 1년7개월이나 남은 대선을 조기에 과열시켜 경제 회생의 에너지를 소진시킨다면 국민적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2001-05-18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