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투명 경영을” 野 “살리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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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5-16 00:00
입력 2001-05-16 00:00
여당이 “재벌 개혁의 도도한 흐름에 역행하는 요구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데 반해 야당은 “투자의욕을 높이고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재벌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고있다.
●개혁은 경제계와 합의한 것.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개혁은 국제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경제계와도 합의한 것”이라고 말해 개혁의 고삐를 더욱 강하게 쥘 뜻을 피력했다.이는 재벌정책에 불만을 품은 재계와 야당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돼 주목되고 있다.
“정부가 이익단체들의 자기 주장을 기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데서도 김 대통령의 단호한 의지가 읽혀진다.
어떤 문제든 대화를 하고 타협과 양보를 해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것이 김 대통령의 생각이다.아울러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윈윈하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여,“근본 틀의 변화는 없다”. 민주당 이해찬(李海瓚) 정책위의장은 이날 시내 한 호텔에서 당·정 협의를 마치고 당사로 돌아와서는 “이제보니 야당이 뭘 잘 모르고 (규제완화 주장을) 하는 것 같더군…”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이이날 정부로부터 받은 보고에 따르면,30대 재벌의 출자총액이 지난 1년간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4배 이상 증가했다. 출자총액을 내년 3월말까지 25% 이하로 내리기로 정부와 재계가 99년말 약속했는데 줄어들기는 커녕 올 들어 30%가 넘었다는 것이다. 물론 총 계열사 수도 늘었다.
이 의장은 “재벌들의 주장처럼 선단식 경영이 해소되기는 커녕 오히려 비대해졌는데 어떻게 규제를 완화하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그러면서 “내일 정·재계 간담회에서 일단 재벌의 요구를 들어보긴 하겠지만,현실이 이러니 재벌정책의 근본적인 틀이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장의 발언은 이날 당·정협의에서 전경련의 33개 정책건의를 두루 검토한 뒤에 나온 것이어서 재계와의 간담회가 열리더라도 실제 커다란상황변화가 오기는 힘들게 됐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도 김중권(金重權) 대표 주재로 열린 당4역회의에 참석한 뒤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의 재벌규제 완화론은 IMF(국제통화기금) 환란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것으로 ‘재벌옹호론’에 지나지 않는다”며 공세의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야,“재벌 옹호론이라니…”. 한나라당은 기업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자신들에 대해 민주당이 “내년 대선을 겨냥,재벌기업의 편을 들며 선심성 주장을 펴고 있다”고 공격하자, 발끈하고 나섰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재벌 정책에 대한수정 요구는 재벌옹호가 아니라 어려움에 처해 있는 기업활동을 활성화시켜 경쟁력을 높이자는 게 핵심인데,여당이 이를 정략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은 “현 정권은 구태의연한 땜질정책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야당에게 오히려 덮어 씌우기를 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상연기자 carlos@
2001-05-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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