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클릭/ 정치不信 증폭시킨 골프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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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5-08 00:00
입력 2001-05-08 00:00
“1,000만원을 주겠다”거나 “500만원을 내라”는 얘기는농담이라 하더라도 국민들에게 위화감을 주기에 충분하다.설사 그들이 돈 거래를 하지 않았더라도,기자들과 TV카메라 앞에서 ‘가볍게’ 그런 말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비난을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혹시라도 “실제로 돈을 주고받았을 것”이라고 믿는 국민들이 생겨난다면,결과적으로 정치에 대한국민적 불신감을 증폭시킨 셈이기 때문이다.청와대에서 진상파악에 나섰다거나,여권 수뇌부에서 반성론이 일고 있는 것도 이같은 여론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골프는 경기중에 선수끼리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몇 안되는운동이다.4시간여 이상 운동을 하다보면 상대방의 성품까지알게 된다고들 한다.많은 정치인들이 골프를 즐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서로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털어놓다보면 꽉 막힌정치도 술술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정치인이 골프를 즐기는 일은 어느 정도 용인되는 편이다.국민들은 ‘생산적인’ 정치를 바라면서 값비싼골프를 양해하고 있는 것이다.
골프문제에 관한한 야당도 정면으로 시비를 걸려고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여권 지도부의 ‘내기 골프’ 해프닝에 대해 ‘논평을 내느냐 마느냐’를 놓고 한나라당 대변인단 내부에서 7일 작은 논쟁이 일기도 했다.결국 “공당의 논평으로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받아들여져 대변인의 비공식 ‘촌평’으로만 다루었다.그간의 관행으로 보아 ‘골프’가 아니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골프를 나무랄 수는 없다.하지만 적어도 지도층이라면 때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이지운기자 jj@
2001-05-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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