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시국회’ 이대로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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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5-03 00:00
입력 2001-05-03 00:00
4월 임시국회 파행에 이어 한나라당이 곧바로 5월 임시국회를 소집했다.돈세탁방지법 보완과 함께 재정3법을 처리하자는 주장이지만,민주당이 강삼재(姜三載)의원 체포를막기 위한 ‘방탄국회’라며 이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어서이번 제 221회 임시국회도 한동안 공전을 면치 못할 것 같다.

국회가 국정에 관한 토론장이 아니라 여야 싸움터로 전락해서 되겠느냐는 본질적인 문제 제기는 일단 접어두자.여야는 지난해 2월 국회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짝수달에만 임시국회를 열도록 국회법을 개정했다.그러나 홀수달에도 국회가 계속 열리고 있다. 한나라당이 ‘방탄국회’를 계속 소집하기 때문이다.그 결과 1997년 정기국회 이래 두 달만 빼고 43개월째 매달 국회가 열리고 있다.국회를 연중무휴로 여는 것 자체를 탓할 것은 없다.문제는 국회의 생산성이다.16대 국회는 지금까지 740건의 의안을 접수해서 431건을 처리했다.의안처리율이 고작 58%이다.국회가 감히 국민들 앞에 할 말이 있을까 싶다.



게다가 국회 상시화에 따른 의원들의 질의 수준 저하도문제다.어떤 상임위의 경우,재탕·삼탕 질의가 90%에 이른다는 것이다.의원들이 ‘회의 피로증’에 걸린 것일까.홀수 달에는 국회를 열지 않아 의원들이 의정활동 준비를 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질의가 생산적이기 위해서는 의원들이 소관 업무에 대해 좀더 깊은 연구가 있어야 한다.장·차관 등 행정부 공무원들이 국회에 불려 다니느라 업무마비가 일어날 정도로 부작용이 심각하다.상임위에는 국·실장이 참석하도록 해야 한다.현행 국회법에도 국·실장이‘정부위원’으로 국회에 출석할 수 있게 돼있다.의원들은”국회의원이 어떻게 국·실장을 상대할 수 있느냐”는 헛된 자존심을 버리고 실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상시국회’를 열지 말든지, 국회가 열렸으면 생산성을높여야 한다.일단 국회가 열리면 생산성과 상관없이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2001-05-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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