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 블록화 대책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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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4-25 00:00
입력 2001-04-25 00:00
남북미 34개국이 오는 2005년 말까지 창설키로 한 미주자유무역지대(FTAA)는 세계 최대의 지역 경제블록으로 주목받고 있다.창설을 둘러싼 각국의 이견 조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지만 미주자유무역지대는 인구 8억명에 수출입규모가 유럽의 2배에 달하는 거대 단일시장 탄생을 뜻한다.사실 말이‘자유무역지대’이지 역내 국가간 관세를 대폭 낮춰주는등 특혜조치를 통해 배타적인 공동 경제구역을 설정하는 것이다.반면 그외 국가들에 높은 관세를 매겨 수출입 장벽으로 간주된다.미주 대륙 수출 비중이 큰 우리나라로서는 큰부담이 되는 셈이다.

세계 교역질서는 한편으로는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통합을 지향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다양한 지역 경제블록으로 재편되고 있다.수개국이나 수십개 국가가 참여하는 자유무역협정이나 공동시장 등의 경제블록에서 배제되는국가는 높은 관세를 물게 돼 수출입에 불리하게 된다. 미주자유무역지대가 창설되면 우리나라의 미주대륙 수출이 연간13억달러나 줄어든다는 분석도 나왔다. 먼저 정부와 재계는미주 지역현지투자와 생산을 늘리는 등으로 미주자유무역지대의 ‘벽’을 우회하는 수출대책을 장기적으로 마련해야한다. 또 자유무역협정 체결 등 경제블록을 만드는 데 박차를 가해야 한다.

다만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역사적 여건을 볼 때 한·중·일 3국을 아우르는 경제블록 형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만성적인 한국의 대(對)일본 무역적자와 역사적인 대립감정까지 얽혀 한·일 자유무역협정 역시 쉽지 않을 것 같다.지역적인 근린성보다 무역의 상호 이익 가능성을 따져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우리나라가 칠레와 추진한 자유무역협정 체결은 포도와 사과 등 과일 재배 농가의 반발로 지지부진한 실정이다.경제블록 필요성에 대한 국민 인식을 넓히고 정책결정자들이 나라 전체의 이익을 위해 특정 품목을 과감히 개방하겠다는의지가 필요하다.
2001-04-2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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