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는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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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4-19 00:00
입력 2001-04-19 00:00
지난 1일 미·중 군용기 충돌사고로 실종된 이후 중국에서‘혁명전사’ 칭호까지 받은 조종사 왕웨이(王偉)가 사고 발생 며칠 전 비행중 미 정찰기 승무원들을 향해 자신의 e메일주소를 몇차례 흔든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미 국방부는 17일 “왕웨이는 하이난다오 인근 2만5,000피트 상공에서 초고속으로 비행하면서 웃음띤 표정으로 A4용지크기에 쓴 자신의 e메일 주소를 손으로 여러 번 가리켰다”고 공개했다.CNN방송도 왕웨이의 e메일 주소(...yeah.net)가또렷이 보이는 화면을 방영했다.

왕웨이의 행동은 ‘적’에 대한 정치적 시위였을까.아니면미 승무원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는 우정의 표시였을까.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하나는 왕웨이가 단순히 미조종사와 펜팔을 원했다는 것이다.또 고도의 상공에서 서로 생명을 위협하는 근접비행을 하면서 개인적인 회의감을 느껴 “서로 정면충돌은 피하자”는제안을 하려했을지도 모른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반면 ‘중국도 더이상 후진국이 아닌 선진국이라는 점을 보여주려는’혁명전사의 자존심의 표현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 그의 진정한 속내는 알 길이 없다. 다만 그가일종의 ‘우정의 표현’으로 근접비행을 했던 것이라면 중국조종사가 고의로 사고를 유발했다고 결론을 내리기가 부담스럽다는 게 미국으로선 고민이다.

이동미기자 eyes@
2001-04-1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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