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조문단과 남북관계 기대
수정 2001-03-26 00:00
입력 2001-03-26 00:00
현재 남북관계는 지난 13∼16일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던제5차 남북장관급회담이 무기한 연기되고 올봄 김위원장의서울 답방을 통한 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논의에 별다른진전이 없는 등 사실상 답보상태에 빠져있다.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조문단 파견은 남북관계의 원만한 진전에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이들 조문사절단은 형식면에서 조문 이외의 다른 활동은 없었지만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때 남북장관급회담 우리측 대표와 ‘비공식 조우’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어떤 형태로든현안과 관련한 우리측 입장이 전달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조문단 파견은 남북간의 이념을 넘어 민족의 동질성을 새삼 일깨우는 기회도 됐다.이런 면에서 이산가족의 상봉을 위한 면회소 설치,서신교환의 확대,나아가 이산가족들의 자유로운 왕래 등도 하루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다.이렇게 함으로써 이번 조문단 파견의 진정한 의미가 남북한주민 전체로까지 확산돼 나갈 수 있을 것이다.또 자금난으로 중단 위기에 빠져있는 현대의 금강산 관광사업을 비롯한 일련의 대북 사업이 북한의 유연한 자세로 돌파구를 찾기 바란다.뿐만아니라 남북간의 경제협력 등 교류협력사업도 활성화돼야 할 것이다.
정부도 현재 초읽기에 들어간 개각을 신속히 단행하여 통일·외교·안보분야 관계장관들이 새로운 각오로 대북관계및 대미 외교업무를 재정비하여 추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특히 외교부 수장인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이한·미 및 한·러 정상회담 과정에서 있었던 민감한 외교교섭 사안을 공개해 불필요한 오해를 사는 등의 실언을 한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늘 서울에서는 부시 미 행정부 출범이후 처음으로 대북정책을 조율하기 위한 한·미·일 3자 협의회가 열린다.지난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타난 양국의 대북 인식 차이가 양국이 앞으로 추진하는 대북 정책 차이로 확대돼서는안될 것이다.이번 북한 조문사절단의 파견을 계기로 남북간에 새로운 관계 진전의 기운이 일고 있는 점을 감안,3자협의도 이같은 분위기를 살리는 데 이바지하기 바란다.
2001-03-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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