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국회 문화관광위에서 대한매일과 한겨레신문에 대해 ‘처첩(妻妾)간의 사랑싸움’ 운운한 한나라당 심규 철(沈揆喆)의원의 발언이 당 차원에서 마련된 언론대책의 일환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한나라당의 한 주요당직자는 19일 “(심 의원의 발언은)언론장악저지특위 차원의 대응 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이는 심 의원이 “개인 차원 의 발언”이라고 해명한 것과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 다. 심 의원은 이날 낮 대한매일과 한겨레신문 기자와 함께 만나 “치밀한 생각을 하거나,사전에 의도된 발언이 아니 었다”면서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발언이 나간 점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그는 “대한매일의 소유구 조가 현 정권 임기 내에 개편돼야 한다는 소신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심 의원 은 문광위 전체회의가 열리면 바로 신상발언을 통해 이같 은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로 약속했다. 심 의원은 그러나 속기록 삭제와 보도자료 작성자 문책 요구는 “아무리 야만적인 발언이라도 그 자체가 역사의 일부가 아니냐” “의원이 책임을 져야지,어떻게 보좌진에 게 책임을 지우느냐”는 등의 이유로 거절했다. “당 지도부와 사전 교감을 거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는 “보도자료는 보좌진이 만든 것”이라며 “사전 또는 사후에 당과 논의한 적이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특히 심 의원은 보도자료 작성과 상임위 발언 경위와 관 련,“당일 오전 급하게 언론관련 부분을 보도자료에 추가 토록 보좌진에게 지시하는 바람에 상임위 발언 직전 뒤늦 게 완성된 자료를 건네받았다.그 과정에서 시간에 쫓겼다 ”고 변명했다.그러면서 “내가 실제로 그런 표현을 썼느 냐.쓴 것 같기도 하고,안쓴 것 같기도 하다”고 횡설수설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심지어 “‘처첩 운운’은 시중에서 흘러다니는 얘 기”라며 “정부 소유인 대한매일이 정부의 의도대로 다른 언론사를 공격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해 왜곡된 언 론관을 그대로 드러냈다.이어 국회의원이 사전 배포한 보 도자료도 면책특권의 범위에 해당돼 “법적 책임은 없다” 고 항변했다. 이날 심 의원의 유감 표명과 해명에도 불구하고 ‘책임 있는’ 주요당직자가 문제의 발언이 당 차원의 대응책 차 원에서 나왔다고 언급함에 따라 심 의원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이날 심 의원이 기자들과 만 나기 직전 모 인사와 만나 대책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또 아무리 보좌진이 급하게 작성한 보도자료라고 해도 의 원의 사전 허락 없이 기자실에 배포한 점도 납득하기 힘들 다는 지적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2001-03-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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