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문고 사태와 사립학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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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3-10 00:00
입력 2001-03-10 00:00
학생들의 등교거부 등 학내 분규를 겪고 있는 서울 상문고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신입생 재배정 등을 전격적으로 결정함에 따라 상문고 사태는 새 국면에 접어 들었다.시교육청이 ‘신입생에 대한 재배정을 할 수 없다’는 초·중등 교육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처음의 배정 자체가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전격적으로 재배정 조치를 취한 것은 분규의 장기화로인한 학생 피해를 막아야한다는 판단인 듯하다.

어떤 경우에도 학생들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된다는 대원칙에 입각해 볼 때 시교육청의 이같은 결정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므로 혼란의 와중에서 단 한명의 학생이라도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이 학교를 2002학년도부터 ‘특수지 고교’로 지정해 추첨이 아닌 지원을통해 학생을 모집하도록 한 것은 사실상 일반계 고교에서의퇴출을 의미하므로 재단측의 반발과 후유증이 예상된다. 따라서 전·편입학을 원하는 학생이나 상문고에 남고자 하는학생 모두 학업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아울러 교사들의 이직 대책도 세워야 할 것이다.재단측은반발만 할 게 아니라 조속히 분규를 수습하고 학교를 되살리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상문고사태의 발단은 비리 혐의로 물러났던 옛 재단이사들이 복귀하면서 함께 구속됐던 당시 교감을 교장으로 임명한데서 비롯됐다.따라서 재단의 이같은 인사에 교사들이 반발한 것은 무리가 아니다.

결국 이번 상문고 사태는 현행 사립학교법의 허점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1999년 8월에 개정된 현행 사립학교법은유죄판결을 받았더라도 2년이 경과하면 재단이사나 교직에임명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일부 사랍학교에서 유사한 분규가 재발한 것도 바로 이 부분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므로 문제의 사립학교법은 재개정돼야 한다.민주당 교육분과위가 마련했다가 자민련과 일부 민주당 지도부의 반대로 무산된 사립학교법개정안은 바로 이런 허점을 보완하자는것이었다.
2001-03-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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