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교도소 설립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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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2-23 00:00
입력 2001-02-23 00:00
정부가 추진 중인 민영교도소 설립이 탁상공론(卓上空論)으로 끝날 처지에 놓였다.막대한 건설비용 때문에 나서는 민간단체나 기업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지난 99년 국회에서 통과된 ‘민영교도소 등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의 시행규칙을 지난 10일 입법예고하는 등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오는 7월쯤에는 민영교도소 운영에 참가할 단체나 기업의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계획대로된다면 오는 2003년쯤 사상 첫 민영교도소가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그러나 정부의 ‘장밋빛’ 청사진과는 달리 민영교도소는실행에 옮겨지지도 못한 채 유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500명을 수용하는 민영교도소 건설비용은 350억∼500억원으로 추정된다.이 정도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곳은 현재 대기업뿐이다.하지만 기업으로서는 경제 사정도 어려운 데다확실한 수익도 담보할 수 없어 교도소 운영에 선뜻 나서지않을 분위기다.

민영교도소 설립 필요성을 줄기차게 제기해온 종교단체들역시 막대한 재원을 마련할 방도가 없는 실정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한기총)은 지난해 ‘한국기독교 교도소설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으나수백억원을 조성하기에는 역부족이다.정연택 사무총장은 “건설비용이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한때 관심을 표명했던 불교 조계종측도 비용 염출 방안이마땅치 않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천주교측도 5∼10년의 장기 과제로 민영교도소 설립을 검토할 뿐 주춤한 상태다.

경기대 교정학과 이윤호(李潤鎬)교수는 “민영교도소의 운영 형태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부지 선정에서 건물 건립,운영까지 모든 사안을 민간에 맡겨 무리가따르는 것”이라면서 “건물 등은 국가에서 지어주고 운영만 민간에 맡기는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민영교도소를 추진하게 된 이유가 국가의 재정 부담을 줄이는 것인 만큼 교도소 건립비용 지원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설명회 등을 열어 많은 민간단체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2001-02-2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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