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어른을 위한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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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2-20 00:00
입력 2001-02-20 00:00
딱지 치기에 능한 골목대장이 있었다.그는 좀처럼 잃는 법이 없었다.오로지 동네 아이들의 딱지를 닥치는 대로 따 모으기만 했다.일종의 개평이라도 나눠주면 좋으련만….

그러나 그의 의기양양함은 오래 가지 않았다.다른 아이들이더 이상 딱지 치기를 하려 하지 않은 통해 외톨이가 되고만까닭이었다.

이 ‘동화’의 에필로그에서 그는 쟁여 두었던 딱지의 일부를 친구들에게 나눠준다.물론 그 때서야 숨바꼭질 등 다른놀이로 옮겨갔던 아이들이 그의 곁으로 돌아왔다.

최근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소문난 부자들이상속세 폐지 반대 청원에 나섰다.워렌 버핏,데이비드 록펠러주니어 등 120명의 억만장자들이 부당한 부의 대물림 가능성을 스스로 경계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이 모두 ‘선한 사마리아인’인지아닌지는 모르겠다.분명한 사실은 이런 게 아닐까.즉 그들은 “지반(또는 사회)이약한데도 움켜쥐고만 있으면 디디고 있는 발 밑부터 무너진다”는 것쯤은 알 만큼 현명하다는 사실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2001-02-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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