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함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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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2-12 00:00
입력 2001-02-12 00:00
서울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한 산기슭의 조그만 절에 살고있는 어떤 스님의 이야기.그 절에는 스님이 좋아하는 개 몇마리가 함께 살고 있었다.절은 도심 근처의 야트막한 산기슭에 있고 등산로가 절을 지나게 되어 있는지라 산보삼아 산을오르는 동네 주민이나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편이었다.

절에 사는 개들은 사람이 지날 때마다 짖곤 했는데 시간이흐르자 낯이 익어선지 점차 짖기를 그만두었다.그래도 가끔낯선 사람들을 보면 이내 다시 짖곤 했다.어느날 개들이 너무 심하게 짖어대 궁금해진 스님이 밖으로 나와보니 한 등산객이 산을 오르려는데 개가 짖어대는 바람에 머뭇거리고 있었다.스님도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개는 신이 난다는 듯 더짖어대고 스님은 그런 개를 말렸다.

등산객은 스님을 보자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절에서개도 기르는 모양이죠?” 스님이 대답했다.“아니오,절에서는 개를 기르지 않습니다” “그럼 저 개는 뭡니까?” “저개는 저와 함께 살고 있는 개입니다.”박찬 논설위원
2001-02-1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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