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직인선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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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12-22 00:00
입력 2000-12-22 00:00
오후 5시58분….마감시간에 쫓긴 기자들은 아우성을 쳤다.“사무총장만이라도 알려주세요”“발표가 왜 늦어지는 겁니까”“우린 이미늦었어요…” 21일 민주당의 주요당직 인선결과가 발표되기 직전 민주당 대표실앞의 풍경이다.안에서는 전날 인준을 받은 김중권(金重權) 대표 주재로 긴급 소집된 최고위원회의가 1시간째 이어지고 있었다.

이날 민주당의 당직개편은 이렇게 이뤄졌다.오전 최고위원들이 협의한 인선기준을 바탕으로 김 대표가 당직별로 2∼3배수의 인선안을 마련,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보고했다.이후 김 대통령은김 대표와 협의,명단을 다시 민주당 최고위원회에 넘겼고,최고위원들은 이를 바탕으로 최종인선작업을 벌인 뒤 최종안을 마련해 김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다.

이 최고위원회의 논의 과정에서 정책위의장이 강현욱(姜賢旭)의원에서 남궁석(南宮晳)의원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김 대표는“정책위의장 후보로 3명을 건의했고,남궁 의원도 여기에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인선 방식은 당 총재인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결정,통보하던과거 집권여당의 관례에서 크게 벗어나 주목된다.대통령과 최고위원들이 충분히 ‘상의’해 인선한 것이다.이는 앞으로 최고위원회가 단순한 협의체에서 실질적인 심의기구로 대폭 강화될 것임을,아니 이미강화됐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으로 여겨진다.

김 대통령은 이날 당직인선을 통해 앞으로 당의 주요당무를 최고위원회가 직접 관장하도록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명실상부한 지도부로서 정국운영 전략과 주요 정책방향을 결정하고 주요당직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주요정책과 전략을수립,집행하는 역할분담이 뚜렷해 질 전망이다.그동안 동교동계 구파(舊派)가 당의 전면에서 완전 철수한 가운데 이같은 최고위원회의 위상 강화가 향후 당 운영에 어떤 형태로 투영될지 주목된다.

진경호기자 jade@
2000-12-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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