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수험생 임인경양 “왼발로 화가의 꿈 이루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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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11-16 00:00
입력 2000-11-16 00:00
“두 손은 쓸 수 없어도 왼발로 꼭 화가의 꿈을 이루겠어요” 뇌성마비 1급 장애인 임인경양(19·서울 강남구 수서동)은 15일 서울 여의도 중학교에서 뇌성마비 및 약시 학생 105명과 함께 대학수능시험을 치렀다.예체능계 지원자는 임양뿐이었다.

수험번호 13-93008.임양은 1층 제8시험실에서 혼자 의자에 앉아 낮은 책상에 왼발을 올리고 연필 두 자루와 지우개,수험표를 가지런히올려 놓았다.

화가가 되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고 싶다는 임양은 감독관의 도움을 받아가며 1교시 언어영역을 치른 뒤 “어려웠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태어나자마자 황달로 사지가 마비된 임양은 9살이 돼서야 삼육재활초등학교에 입학했다.어머니 김옥순씨(48)는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인 7살 이후에도 계속 방에 누워지냈는데 그 때 그림에 눈을 뜬 것 같다”고 전했다.

임양은 초등학교 5학년 때 한국구족화가협회의 회원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구족화(口足畵)의 세계에 빠져들었다.양손은 마비됐지만 부지런히 걸음마 연습을 하면서 왼발은 뜻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대니얼 데이 루이스가 화가로 출연했던 영화 ‘나의 왼발’처럼 임양의 왼발은 꿈과 희망을 던져주기 시작했다.94년에는 세계구족화가협회에서 선정한 50인전에 뽑혀 제네바에서 임양의 그림이 전시되기도 했다.삼육재활고등학교 3학년인 임양은 “지체장애인으로 구족화가인 오순희언니처럼 스스로 원하는 삶을 살아가겠다”면서 “지체장애인을 뽑는 대학의 미대에 가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안동환기자 sunstory@
2000-11-1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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